33조원 규모 수도권 시·구금고 선정을 앞두고 은행권 경쟁이 시작됐다. 인천에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맞붙고, 서울에서는 강남구·동대문구·중구를 시작으로 25개 자치구 금고 선정 절차가 이어진다.
인천광역시는 6일 ‘인천광역시 금고 지정계획 공고’를 냈다. 인천시금고 입찰 제안서 접수 마감일은 9월 2일이며, 은행권에서는 9월 둘째 주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차기 금고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전했다.
현 인천시금고는 신한은행이다. 인천시는 2022년 금고지정 공고에서 2023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제1금고를 신한은행, 제2금고를 농협은행으로 지정했다.
제1금고는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기금을 맡고 제2금고는 기타특별회계를 취급한다. 금고은행은 지방자치단체의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유휴자금 관리, 정책자금 집행 창구 역할을 한다.
이번 입찰에는 지난해 말 개정된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이 적용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행정안전부 예규는 2025년 12월 10일 시행됐고, 대출·예금금리 평가 방법과 지역사회 기여 실적 평가 방법을 손질했다.
개정 기준은 금리와 지역사회 기여 항목의 점수 차이가 은행별 경쟁력 판단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은행권이 금리 조건뿐 아니라 지역 내 금융지원 실적과 향후 기여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인천시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각종 기금을 관리해 온 운영 경험을 앞세운다. 인천시 지방세 납부 시스템 ‘인천 e-Tax’와 행정·자금관리 시스템을 운용해 온 점도 기존 금고은행의 강점으로 꼽힌다.
새 금고가 선정될 경우 전산 구축과 업무 인수에 쓸 수 있는 기간이 제한된다는 점도 경쟁 구도의 한 축이다. 이미 시스템과 운영 인력을 갖춘 기존 금고은행에는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을 강조할 여지가 생긴다.
하나은행은 인천 밀착 전략을 전면에 세웠다. 하나은행은 14일 인천시청에서 인천지역 동반성장 금융지원을 위한 3건의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에는 인공지능(AI)·바이오·콘텐츠·에너지 분야 기업을 위한 1천500억원 규모 협약보증, 2천억원 규모 ‘인천 유니콘펀드’, 300억원 규모 보증부 대출 공급이 포함됐다. 인천형 특별경영안정자금은 2천483억원으로 확대된다.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이전도 하나은행이 내세우는 지역 밀착 전략의 한 축이다. 하나금융은 청라 이전에 따른 향후 10년간 직·간접 경제유발 효과가 3조4천억원, 신규 고용 창출은 1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서울 구금고 경쟁도 함께 열린다. 강남구와 동대문구, 중구가 먼저 입찰 공고를 냈고 나머지 자치구도 순차적으로 차기 금고 선정에 들어간다.
서울 25개 자치구금고 가운데 우리은행은 14곳, 신한은행은 6곳, KB국민은행은 5곳을 맡고 있다. 서울 자치구금고 시장 규모는 16조원으로 제시됐다.
자치구금고는 광역자치단체 금고보다 운용 규모는 작지만, 서울 전역의 기관 거래와 주민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의 관심이 크다. 구청 거래뿐 아니라 자치구가 추진하는 정책사업에도 금고은행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치구의 각종 정책자금이 금고은행 계좌를 통해 지급되는 만큼, 구금고를 맡으면 기존 거래가 없던 주민까지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금고와 서울 자치구금고의 새 약정기간이 시작되기 전 차기 금고 선정 결과가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