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에서 온체인 항복 신호와 옵션 방어 수요가 동시에 커졌다. BTC는 8월 19일 기준 6만9487.60달러까지 회복했지만, 풋옵션 프리미엄 지출은 5억5180만달러(약 7676억원)로 늘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반에크의 체인체크 자료를 바탕으로 반에크가 추적하는 BTC 항복 지표 12개 중 8개가 현재 항복 구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는 BTC가 최근 몇 주 동안 6월 저점 5만8500달러 위에서 바닥을 다지는 흐름을 보였지만, 즉각적인 반등을 확인할 근거는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반에크는 6월 18일 비트코인 체인체크에서 BTC의 30일 평균 가격이 약 7만321달러로 전월 대비 10.3% 하락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일평균 실현손실은 7억1400만달러(약 9932억원)로 전월 대비 78% 늘었고, 일평균 실현이익은 1억9400만달러(약 2699억원)로 57% 줄었다.
실현손실 확대는 손실을 확정한 거래가 늘었다는 뜻이다. 실현이익 감소와 함께 나타나면 시장 참여자들이 반등을 기다리기보다 보유 물량을 정리하는 쪽으로 움직였다는 신호로 읽힌다.
항복 신호는 조정이 깊어졌다는 단서다. 다만 반에크는 같은 보고서에서 실현손익 비율이 1 아래로 내려간 뒤 1~6개월 수익률은 평균보다 낮았다고 적었다. 항복 지표가 바닥 접근을 가리킬 수는 있지만, 반등 시점을 알려주는 도구로 쓰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흐름은 본지가 앞서 전한 비트코인 바닥 신호를 둘러싼 엇갈린 판단과도 이어진다. 당시에도 일부 항복 신호가 확인됐지만, 가격 바닥을 확정할 근거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함께 나왔다.
파생상품 시장은 더 방어적이다. 크립토슬레이트는 반에크 자료를 인용해 BTC 풋옵션 프리미엄 지출이 최근 한 달간 42% 증가한 5억518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콜옵션 프리미엄은 2억3760만달러(약 3305억원)로 10% 줄었다.
풋옵션은 가격 하락에 대비하는 계약이다. 풋 프리미엄이 늘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하락 위험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냈다는 뜻이다. 현물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옵션 시장의 위험 인식은 별도로 움직일 수 있다.
옵션 잔고는 다른 방향을 보였다. 콜옵션 미결제약정은 5% 증가한 191억달러(약 26조5681억원), 풋옵션 미결제약정은 11.5% 감소한 108억달러(약 15조228억원)로 집계됐다.
남아 있는 계약은 콜 쪽으로 기울었지만, 새로 지불한 비용은 풋 쪽에 몰렸다. 기존 풋 계약 만기와 새 방어 수요의 비용 상승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물 수급은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 더블록은 미국 현물 BTC ETF가 8월 19일 5억1719만달러(약 7194억원) 순유입을 기록해 3개월 반 만에 최대 유입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더블록은 8월 8일 보도에서도 미국 현물 BTC ETF가 5거래일 연속 유입으로 주간 8억5350만달러(약 1조1872억원)를 끌어모았다고 전했다. 현물 ETF는 투자자가 거래소에서 직접 BTC를 사지 않아도 증권 계좌를 통해 가격 흐름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다.
다만 현물 ETF 유입만으로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은 8월 7일 주간 코멘터리에서 BTC가 우호적인 거시 여건에도 크게 움직이지 않았고, 제약 요인이 금리보다 암호화폐 자체 수요 부재에 있다고 봤다.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은 같은 코멘터리에서 7일 만기 BTC 25델타 풋 스큐가 가팔라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기 하락 위험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옵션 가격에 반영됐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현재 장세는 가격 반등, 항복 지표, 풋옵션 수요가 겹친 구간이다. BTC가 6월 저점 위를 지키는 동안 ETF 자금은 다시 들어왔지만, 파생상품 시장은 하락 위험을 지우지 않았다. 이후 흐름은 ETF 유입 지속 여부와 풋옵션 프리미엄 변화에서 추가로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