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리서치가 달러지수의 중기 하락을 전망하면서 미국 금리와 재정 운용이 가상자산 시장의 거시 변수로 다시 부상했다. 달러 약세와 금리 완화 기대는 통상 위험자산에 우호적으로 해석되지만, 이번 반응은 비트코인(BTC)보다 금과 국채에서 더 선명했다.
씨티그룹(Citigroup) 산하 씨티 리서치는 7월 15일 공개한 2026년 중간 전망에서 달러지수(DXY)가 2026년 3분기 101.82에서 2027년 3분기 99.96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다음 정책 방향도 인상보다 인하 쪽에 무게를 뒀다.
씨티의 이번 전망은 달러가 단기간 급락한다는 뜻은 아니다. 보고서가 제시한 흐름은 ‘완만한 약세’에 가깝고, 기준점도 1년가량 뒤인 2027년 3분기다. 달러 방향이 금리 경로와 미국 재정 부담을 함께 반영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달러 약세론에 힘을 보탠 변수는 미 재무부의 장기물 국채 바이백 확대다. 미 재무부는 8월 19일 공지에서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이표채 유동성 지원용 바이백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억 달러(약 2782억원)에서 최소 4억 달러(약 5564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바이백은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부채관리 수단이다. 기준금리를 정하는 통화정책은 아니지만, 특정 만기 구간의 수급과 유동성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금리가 낮아지면 달러의 상대 매력이 약해지고, 금처럼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장기 국채 수급 부담이 커진 뒤 나왔다. 본지는 앞서 미국 재정 차입 확대가 장기 국채금리를 밀어 올린 뒤 재무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 발표가 나오면서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하루 만에 일부 되돌림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차입 부담과 유동성 지원이 같은 시기에 맞물린 흐름이다.
시장 가격도 이 방향을 반영했다. 8월 20일 달러지수는 98.7~98.9 부근까지 내려갔고, 금 8월물은 온스당 4516.30달러에 마감했다. 금은 이틀 동안 3.44% 올랐다.
폴리마켓(Polymarket)의 2026년 8월 금 계약에서는 4500달러 구간이 59%, 4600달러 구간이 30%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실제 금 현물 가격이 아니라 예측시장 참여자의 기대를 나타내는 보조지표다. 시장 심리를 읽는 참고 지표로는 쓸 수 있지만 가격 전망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달러 약세가 일방통행으로 굳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연준은 7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유지했다. 당시 3명의 위원은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했다.
연준의 다음 정례회의는 9월 15~16일 열린다. 회의 전후 물가와 고용 지표가 다시 달러와 장기금리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만으로 연준의 정책 경로가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다.
씨티의 관점도 시계열로 보면 달라졌다. 씨티의 2025년 12월 보고서는 2026년 중반 유로·달러 환율을 1.10으로 예상하며 달러 강세를 전제했다. 이번 약달러 전망은 금리 경로와 재정 부담을 다시 반영한 결과로 읽힌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이 통상 위험자산 선호와 맞물린다. 달러 유동성이 완화되고 실질금리 부담이 낮아질수록 비트코인 같은 달러 표시 자산의 투자 논리가 강화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가격 반응의 중심은 금과 국채였다.
본지도 앞서 달러와 실질금리, 장기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확인돼야 비트코인에 미칠 영향도 구체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도 같은 맥락에 있다. 달러 약세가 비트코인 자금 흐름으로 바로 연결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환율 경로도 함께 중요하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처럼 달러 가격을 기준으로 보는 자산은 원·달러 환율 변화에 따라 원화 환산 가격이 달라진다. 달러 약세가 해외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더라도 원화 기준 수익률은 환율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재무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 일정은 11월 4일까지 이어진다. 연준은 9월 15~16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 해석
씨티 리서치는 달러가 중기적으로 완만하게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미 재무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는 장기금리와 달러 흐름에 영향을 준 변수로 해석됐다.
전략 포인트
이번 반응은 비트코인보다 금과 국채에서 더 선명했다. 가상자산과의 연결은 가능성 수준에서 볼 필요가 있다.
용어정리
DXY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다. 바이백은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조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