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디지털테크놀로지스(HIVE Digital Technologies, $HIVE)가 3억5000만 달러(약 4869억원) 규모의 AI 클라우드 계약을 따냈지만, 이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려면 1억8500만 달러(약 2573억원)의 구축비를 조달해야 한다.
하이브는 17일 자회사 BUZZ HPC가 투자등급 기업 고객과 5년짜리 GPU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총액은 3억5000만 달러이며, 연간화 매출(ARR)은 약 7000만 달러(약 974억원) 늘어난다.
이번 계약으로 BUZZ HPC의 총 연간화 매출은 약 1억8000만 달러(약 2504억원)로 제시됐다. 다만 이 가운데 현재 가동 중인 매출은 약 3500만 달러(약 487억원)다. 나머지 약 1억4500만 달러(약 2017억원)는 2026년 4분기까지 장비가 단계적으로 온라인에 들어와야 반영된다.
배치 대상은 엔비디아($NVDA) 블랙웰 울트라 GPU 2016개와 GB300 NVL72 랙 스케일 시스템이다. 설치 장소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메릿의 Bell AI Fabric 시설로 제시됐다.
하이브는 구축 비용을 약 1억8500만 달러로 보고 있다. 회사는 고객 선급금 약 3500만 달러와 2026년 6월 조달한 0% 전환사채 자금, 추가 장비 금융을 조합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조는 비트코인(BTC) 채굴사의 AI 전환이 계약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계약 수주와 매출 실현은 같은 일이 아니다. 회사가 밝힌 추가 장비 금융의 금리, 만기, 담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직전 실적도 같은 점을 드러낸다. 하이브는 15일 2027 회계연도 1분기 총매출 7910만 달러(약 1100억원), BUZZ HPC 매출 710만 달러(약 99억원), 조정 EBITDA 1340만 달러(약 186억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억800만 달러(약 2893억원)를 공시했다.
같은 공시에서 계약된 GPU 클라우드 ARR은 약 1억1000만 달러(약 1530억원)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이미 계약된 AI 클라우드 매출 기반에 7000만 달러를 더하는 구조다.
매출의 중심은 아직 채굴이다. 2027 회계연도 1분기 매출 7910만 달러 가운데 디지털 자산 채굴 매출은 7210만 달러(약 1003억원)였다. BUZZ HPC는 성장축으로 잡혔지만, 회사 전체 현금흐름은 여전히 채굴 사업 비중이 크다.
ARR은 연간화 매출 지표다. 실제 회계상 확정 매출이 아니라 현재 계약과 서비스 제공을 바탕으로 산정한 운영 지표에 가깝다. 하이브도 ARR이 취소, 할인, 서비스 축소가 생기면 실제 결과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하이브가 AI 매출원을 넓히고 있다는 앞선 보도의 후속 성격도 있다. 하이브는 6월 Bell AI Fabric과 Cohere 관련 3년짜리 2억2000만 달러(약 3060억원) 규모 소버린 AI GPU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비트코인 채굴사가 AI 인프라로 이동하는 배경에는 전력과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 있다. 채굴 사업자는 대규모 전력 계약과 냉각·시설 운영 역량을 갖고 있어 GPU 클러스터 사업과 접점이 있다. 다만 채굴 장비와 AI GPU 인프라는 고객 계약, 자본지출, 운용 수익 구조가 다르다.
시장 반응은 계약 규모에 먼저 움직였다. 야후파이낸스에 실린 시장 보도는 하이브 주가가 17일 장전 거래에서 8%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인베스팅닷컴은 18일 H.C. Wainwright가 하이브에 대한 기존 투자의견과 7달러 목표주가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반응은 계약이 실제 가동 매출로 전환되기 전의 평가다. 하이브가 제시한 2026년 4분기 장비 배치 일정이 지연되거나 장비 금융 조건이 불리해지면 ARR과 현금흐름 사이의 간격은 커질 수 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3억5000만 달러 수주 자체보다 2026년 4분기 장비 배치와 1억8500만 달러 구축비 조달 여부에 있다. 하이브가 밝힌 현재 가동 중인 BUZZ HPC 매출은 약 3500만 달러이며, 나머지 계약 매출은 장비가 온라인에 들어온 뒤 반영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