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 토큰화(RWA) 거래가 하이퍼리퀴드(HYPE)의 신규 사용자 유입을 이끌었지만 수수료 기여는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파이(DeFi) 플랫폼 경쟁의 초점이 단순 거래량에서 주문흐름과 수익 배분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렌조 발렌테(Lorenzo Valente) 아크인베스트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20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RWA 전용 시장이 커질수록 고객과 맞닿은 앱이 유동성과 수수료를 더 많이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전했다. 그는 앱별 전용 체인으로 대규모 이동이 일어나기보다 기존 인프라 위에서 RWA 거래를 특화하는 모델에 무게를 뒀다.
논의의 출발점은 하이퍼리퀴드다. 발렌테는 7월 23일 X에 "하이퍼리퀴드가 처음으로 한 주 동안 크립토보다 RWA에서 더 많은 거래량을 냈다"고 말했다. 같은 게시물에서 RWA는 주간 거래량의 54%를 차지했고, 개별 주식은 RWA 거래의 61%를 차지했다.
이는 본지가 앞서 보도한 하이퍼리퀴드의 RWA 거래가 주간 거래량 과반을 차지한 흐름과 이어진다. 당시 시장의 관심은 RWA가 암호화폐 무기한선물 거래를 넘어섰는지에 쏠렸다. 이번 쟁점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거래량이 누구에게 수익으로 남는지다.
디파이라마(DefiLlama) 리서치는 2026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하이퍼리퀴드에 새로 들어온 53만4362개 지갑 중 16만9514개 지갑이 RWA 시장에서 첫 거래를 했다고 집계했다. 비중은 31.7%다. RWA가 신규 사용자를 끌어오는 통로로 작동한 셈이다.
수익화 양상은 달랐다. RWA에서 처음 거래한 지갑은 같은 기간 1116억 달러(약 155조2000억원)의 거래량을 만들었다. 그러나 신규 사용자 전체 수수료 4억1260만 달러(약 5732억원) 가운데 이들이 낸 수수료는 3410만 달러(약 474억원), 8.3%에 그쳤다.
거래량과 수수료가 같은 비율로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지갑 수는 신규 접점을, 거래량은 시장 활용도를, 수수료는 플랫폼 수익 기여도를 보여준다. 한 지표만으로 RWA가 하이퍼리퀴드의 전체 수익 구조를 바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수료 구조도 이런 차이를 설명한다. Trade.xyz 문서는 HIP-3 자산의 표준 수수료가 하이퍼리퀴드와 Trade.xyz에 각각 50%씩 배분된다고 밝히고 있다. 성장 모드가 적용되면 전체 수수료는 표준 대비 90% 이상 낮아질 수 있다.
HIP-3는 외부 빌더가 하이퍼리퀴드 위에 자체 시장을 배포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이 모델에서는 체인 자체보다 어떤 앱이 사용자를 모으고, 어떤 시장 설계자가 거래쌍과 수수료 규칙을 정하느냐가 중요해진다. 거래소의 외형보다 프런트엔드와 시장 배포자의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RWA는 주식, 채권, 원자재 같은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상품으로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자산군을 뜻한다. 하이퍼리퀴드의 경우 현물 보유나 결제보다 무기한선물 형태로 RWA 거래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초자산 가격에 노출되지만 주주권이나 배당권, 실물 인도 권리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구조는 아니다.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토큰터미널(Token Terminal)과 낸 보고서에서 2026년 2분기 토큰화 RWA 예치가 74억 달러(약 10조3000억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디파이 예치는 약 15% 줄었다. RWA가 단순한 신규 자산군을 넘어 온체인 거래와 예치의 구성을 바꾸는 흐름은 확인된다.
다만 RWA 성장세가 곧 플랫폼 수익성 개선을 뜻하지는 않는다. 디파이라마 리서치는 2026년 상반기 RWA가 이용자 유입 경로로는 작동했지만 신규 사용자 전체 수수료에서 RWA 첫 거래 지갑의 기여는 8.3%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해관계도 갈린다. 주문흐름을 확보한 앱과 시장 배포자는 사용자 관계와 수수료 배분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체인과 거래 인프라는 거래량 증가의 혜택을 보더라도 할인 수수료나 배분 규칙에 따라 실제 수익 기여가 제한될 수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RWA 거래 확대는 단순한 테마보다 시장 구조 변화로 읽힌다. 토큰화 주식이나 원자재 연동 상품은 전통 금융 자산의 가격 노출을 24시간 온체인 거래 환경으로 옮기는 방식이지만, 상품별 권리와 규제 적용 범위는 다를 수 있다. 거래량, 지갑 수, 수수료를 구분해 봐야 하는 이유다.
하이퍼리퀴드의 RWA 실험은 디파이 시장에서 무엇을 거래하느냐만큼 누가 사용자를 붙잡고 수수료를 나누느냐가 중요해졌다는 사례로 남았다. 현재 확인된 수치에서는 RWA가 사용자 유입에는 기여했지만 수익 기여는 아직 제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