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DeepSeek) V4 플래시가 낮은 API 단가와 100만 토큰 컨텍스트를 앞세워 앤트로픽(Anthropic) 클로드(Claude)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다만 공개 벤치마크 기준으로는 일부 항목에서 근접했을 뿐, 최상위 클로드 모델을 전반적으로 넘어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딥시크는 4월 24일 V4 프리뷰를 공개하며 V4 프로와 V4 플래시를 함께 소개했다. V4 프로는 전체 1조6000억개 파라미터와 활성 490억개 파라미터를, V4 플래시는 전체 2840억개와 활성 130억개 파라미터를 쓴다고 밝혔다.
회사는 V4 플래시를 빠르고 효율적인 경제형 선택지로 설명했다. 대형 모델 성능을 유지하면서 실제 호출 비용을 낮추려는 설계라는 점을 전면에 둔 것이다.
현재 딥시크 API 문서상 활성 모델은 'DeepSeek-V4-Flash-0731'이다. 딥시크는 이 모델이 오픈AI(OpenAI) 형식과 앤트로픽 형식 API를 모두 지원하며, 100만 토큰 컨텍스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컨텍스트는 AI 모델이 한 번에 참고할 수 있는 입력 범위를 뜻한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자동 리서치, 고객 응대, 개발 보조 도구처럼 긴 자료를 반복 호출하는 업무에서는 컨텍스트 길이와 토큰 단가가 함께 비용 구조를 좌우한다.
가격 차이는 여전히 크다. 딥시크 공식 가격표에서 V4 플래시는 100만 토큰당 입력 캐시 미스 요금이 오프피크 0.22달러(약 307원), 피크 0.44달러(약 614원)다. 출력 요금은 오프피크 0.66달러(약 921원), 피크 1.32달러(약 1843원)로 제시됐다.
앤트로픽 공식 가격표에서 클로드 오퍼스 4.8은 100만 입력 토큰 5달러(약 6980원), 출력 토큰 25달러(약 3만4900원)다. 단순 출력 단가만 놓고 보면 딥시크 V4 플래시는 피크 요금에서도 클로드 오퍼스 4.8보다 낮다.
다만 가격 비교에는 기준 시점이 필요하다. 로이터는 딥시크가 V4 프로와 V4 플래시의 API 가격을 올리고 피크·오프피크 요금제를 도입했으며, 새 요금은 8월 17일부터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4월 공개 당시 거론된 100만 출력 토큰 0.28달러(약 391원)는 현재 가격표 기준으로 그대로 쓰기 어렵다.
성능 비교도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 허깅페이스(Hugging Face) 모델카드는 V4 플래시 0731을 공식 릴리스로 소개하며 공개 벤치마크에서 클로드 오퍼스 4.8과 비교했다.
터미널 벤치 2.1에서는 딥시크 V4 플래시 0731이 82.7점, 클로드 오퍼스 4.8이 85.0점으로 차이가 작았다. 그러나 NL2Repo는 54.2 대 69.7, 사이버짐(Cybergym)은 76.7 대 83.1, 딥SWE(DeepSWE)는 54.4 대 58.0, 툴애슬론 검증 항목은 70.3 대 76.2로 클로드 오퍼스 4.8이 앞섰다.
딥시크가 강조한 개선도 확인된다. 같은 모델카드에서 V4 플래시 0731은 이전 프리뷰보다 제시된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냈다. 딥시크는 에이전트형 작업 능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는 V4 플래시가 클로드 최상위 모델을 대체한다는 의미보다는 비용 대비 성능 구간을 넓혔다는 의미에 가깝다. 기업 입장에서는 최고 성능이 필요한 작업과 대량 반복 호출 작업을 나눠 모델을 배치하는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국내 개발사와 거래소, 데이터 사업자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기존 클로드 코드나 오픈AI 호환 도구에 붙일 수 있는지, 캐시가 실제 업무에서 얼마나 먹히는지, 툴 호출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는지가 단가만큼 중요하다.
본지는 앞서 딥시크 API 장애와 복구 과정에서 API 운영 안정성과 V4 계열 활용성이 주요 변수로 부각됐다고 전했다. 모델 자체 성능뿐 아니라 응답 지연, 장애 대응, 라우팅 품질이 상용 도입 판단에 함께 들어간다는 뜻이다.
현재 공식 문서상 V4 플래시 본체와 비전 실험 모델은 가격표에서 별도 항목으로 나뉜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모두 처리한다는 설명을 V4 플래시 본체에 그대로 붙이면 과장될 수 있다. 딥시크 V4 플래시의 기업용 AI 비용 절감 효과는 실제 도입 사례와 작업별 성능 검증을 통해 확인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