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환급 규모가 7월 말 기준 누적 1000억 달러(약 139조5000억원)에 이르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로 거둔 세입 흐름이 뒤집혔다.
택스파운데이션(Tax Foundation)은 미국 재무부 월간 자료를 분석해 5월 관세 환급액이 219억7000만 달러(약 30조6000억원), 징수액이 219억3000만 달러(약 30조6000억원)였다고 밝혔다. 6월에는 환급액이 491억8000만 달러(약 68조6000억원)로 늘어 징수액 236억3000만 달러(약 33조원)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6월 순 관세 수입은 마이너스 255억6000만 달러(약 35조7000억원)로 돌아섰다. 5월과 6월 두 달간 환급 합계는 약 710억 달러(약 99조원)로 집계됐다.
이번 환급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광범위한 관세가 2026년 2월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무효 판단을 받은 뒤 본격화됐다. IEEPA는 대통령에게 비상 상황에서 대외 경제 거래를 제한할 권한을 주는 법이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 법이 광범위한 수입 관세 부과 근거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ABC뉴스(ABC News)는 행정부가 7월 말까지 누적 1000억 달러의 관세 환급을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환급 대상이 된 IEEPA 관세 1660억 달러(약 231조6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로이터(Reuters)는 1000억 달러가 관세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이라고 전했다. 약 290억 달러(약 40조5000억원)의 청구는 아직 심사 중이고, 16억 달러(약 2조2000억원)는 지급 정보 대기 상태다.
관세 환급은 재정 지표에도 영향을 줬다. 로이터는 6월 미국 연방 재정적자가 1200억 달러(약 167조4000억원)로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달 관세 환급이 징수액을 255억6000만 달러 웃돈 점이 적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핵심은 관세 수입 총액과 환급 후 순수입이 다르다는 점이다. 정부가 관세를 부과해 먼저 세입을 잡더라도 법원 판단이나 행정 절차로 환급이 발생하면, 월별 현금 흐름은 정반대로 바뀔 수 있다.
환급 절차 자체도 수입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부담 구조를 드러냈다. 환급금은 관세를 납부한 법적 수입업자에게 지급된다. 그러나 관세 부담이 상품 가격에 반영됐다면 소비자는 더 높은 가격을 냈어도 자동으로 환급을 받지 못한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미 상원의원은 8월 7일 공개 서한에서 타깃(Target), 애플(Apple), 아마존($AMZN), 나이키(Nike), 모토로라(Motorola), 월마트(Walmart), 에너자이저(Energizer)에 환급금의 소비자 환원을 요구했다. 워런 의원은 월마트 최대 102억 달러(약 14조2000억원), 애플 22억 달러(약 3조1000억원), 타깃 최대 22억 달러(약 3조1000억원), 아마존 6억 달러(약 8370억원), 에너자이저 약 5000만 달러(약 698억원)의 환급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업 대응은 갈렸다. ABC뉴스는 아마존이 일부 고객에게 자동 환급을 예고했고, 애플은 22억 달러 환급금을 미국 혁신과 제조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소비자 환원 논쟁은 환급금의 법적 수령자와 경제적 부담자가 다를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통상 관세는 수입업자가 납부하지만, 실제 부담은 납품 가격, 유통 마진, 최종 판매가를 거치며 공급망 안에서 나뉜다.
본지는 앞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환급 대상을 소송 제기 업체로 제한해야 한다며 항소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당시 쟁점은 관세를 낸 수입업체 전체를 환급 대상에 포함할지, 소송을 제기한 회사만 구제할지였다.
또 미국에서 무효 판단을 받은 수입 관세 환급이 일부 물류사를 거쳐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매자 전원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구조가 아니라 통관 명의와 관세 납부 주체에 따라 환급 경로가 갈렸다.
이번 사안은 한국 기업에도 관세 비용과 환급 절차가 별개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수입업자에게 환급이 이뤄져도 공급망 안에서 실제 비용을 부담한 주체와 최종 소비자에게 같은 금액이 돌아간다고 단정할 수 없다.
현재 확인된 수치는 7월 말 기준 누적 환급 1000억 달러와 6월 순 관세 수입 마이너스 255억6000만 달러다. 아직 심사 중인 청구가 남아 있어 최종 환급 총액은 이후 지급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