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1억달러(약 1370억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개인이 290명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151명은 비트코인(BTC)만으로 해당 기준을 충족했다.
헨리앤파트너스(Henley & Partners)는 8일 공개한 ‘Crypto Wealth Report 2026’에서 가상자산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13만5694명으로 집계했다. 비트코인만 100만달러 이상 보유한 사람은 9만2272명이다. 앞서 100만달러 이상 가상자산 보유자와 국가별 채택 지수를 다룬 본지 보도와 같은 보고서의 후속 수치다.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가상자산 억만장자는 23명으로 추정됐다. 이 중 9명은 비트코인 보유액만으로 억만장자 기준을 충족했다.
보고서 기준일은 8월 31일이다. 당시 전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2조6000억달러(약 3562조원),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조6000억달러(약 2192조원)로 집계됐다.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고점보다 약 38%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고액 보유자 수는 가격 수준과 공개 지갑 데이터를 결합해 특정 시점에 추정한 값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와 다른 산출 방식을 적용했다. 공개 블록체인 데이터와 시장 가격을 결합해 100만달러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한 주소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후 거래소와 펀드 지갑을 제외하고, 여러 주소를 한 사람이 보유하는 경우와 ETF를 통한 간접 보유를 조정했다. 공개 블록체인은 주소별 잔액을 보여줄 뿐 개인별 보유액이나 지갑 소유자를 직접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별도의 추정 과정이 필요하다.
방법론 문서는 1억달러 이상 보유자 수를 260~320명 범위로 제시하고 중앙 추정치로 290명을 사용했다. 10억달러 이상 보유자는 17~34명 범위에서 중앙값 23명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2025년 보고서의 1억달러 이상 보유자 450명과 올해 수치를 단순 비교해 증감률을 계산할 수 없다. 두 보고서의 산출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액 보유층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컸다. 헨리앤파트너스는 1억달러 이상 보유자 가운데 비트코인만으로 기준을 충족한 비율을 52%로 추정했다.
다만 보유 규모가 커질수록 비트코인 외 자산의 비중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고액 보유층의 자산 구성이 단일 가상자산에만 집중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가상자산 부유층의 거주지 선택도 다뤘다. 헨리 가상자산 채택 지수 2026에서는 싱가포르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아랍에미리트(UAE)·홍콩·미국·스위스가 뒤를 이었다.
해당 지수는 가상자산 관련 규제 환경과 투자이민 제도 등을 종합한 지표다. 실제 고액 보유자의 이주 인원을 직접 집계한 결과는 아니다.
도미닉 볼렉(Dominic Volek) 헨리앤파트너스 그룹 프라이빗 클라이언츠 총괄은 보고서에서 “가상자산은 국경을 넘어 이동하기 쉽지만, 보유자는 여전히 어느 관할권과 연결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와 세금, 사법 체계, 안전성, 가족의 생활환경이 거주지 선택의 주요 고려 요소라는 설명이다.
이번 수치는 공개 지갑과 추정 모델을 결합한 중앙값이다. 따라서 실제 개인 수와 일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향후 보고서에서 동일한 방법론이 적용되는지가 전년 수치와의 비교 가능성을 좌우하게 된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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