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ETF 헤지 수요가 약해질 경우 금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JP모건의 조건부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 ETF와 금 ETF의 공매도 잔고, 옵션 포지션, 자금 회복률에서 차이가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Nikolaos Panigirtzoglou) JP모건 애널리스트가 이끄는 분석팀은 보고서에서 두 자산의 ETF 시장 포지셔닝을 비교했다. 더블록은 해당 분석을 17일 전했다.
분석 대상은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와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SPDR 골드 셰어즈 ETF(GLD)다. IBIT의 공매도 잔고는 올해 최고 수준에 가까운 반면 GLD의 공매도 잔고는 역사적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잔고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거나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빌려서 판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잔고가 높다는 것은 해당 ETF를 둘러싼 헤지 수요나 하락 위험에 대한 경계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JP모건 분석팀은 “이 대조는 최근 자금 유입과 선물 포지션 증가에도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회의적인 포지셔닝 환경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자금 유입이 나타났더라도 헤지 포지션이 높으면 시장 참여자들이 상승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옵션 시장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났다. IBIT의 풋옵션 미결제약정 대 콜옵션 미결제약정 비율은 GLD보다 높았고, 비트코인 가격 하락 위험을 방어하려는 수요가 금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풋옵션은 특정 가격에 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이고, 콜옵션은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다. 미결제약정 비율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풋옵션과 콜옵션의 규모를 비교한 지표로, 단독으로 가격 방향을 확정하는 지표는 아니다.
ETF 자금 회복 속도에서도 차이가 났다. 금 ETF는 올해 초 유출된 자금을 모두 회복했지만 비트코인 ETF는 이전 유출액의 약 50%만 회복한 것으로 분석됐다.
JP모건 분석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ETF 수요가 둔화한 만큼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자금 흐름이 추가로 회복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가 제시한 것은 가격 상승 전망이 아니라 자금 흐름과 헤지 포지션이 바뀔 때 상대적 지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조건부 판단이다.
배경에는 이른바 ‘화폐가치 하락 거래’의 약화가 있다. 이는 통화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공급이 제한된 자산을 함께 매수하는 흐름을 가리킨다.
JP모건 분석팀은 7월 말 미 연방준비제도 회의 이후 비트코인과 금 ETF에 함께 유입됐던 자금 흐름이 최근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물가를 반영한 채권 수익률 상승과 미국 상원의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화법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점도 영향을 준 요인으로 지목했다.
두 ETF의 성격도 다르다. IBIT는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고 GLD는 금 가격을 추종해 투자자가 현물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도 각각의 가격 흐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되기 때문에 현물 시장과 선물·옵션 시장의 포지션이 함께 움직인다. 따라서 자금 유입만으로 수요가 강하다고 판단하기보다 공매도 잔고와 옵션 포지션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6년 만에 높은 수준에 이른 흐름을 다뤘다. 당시에도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금리와 주식시장, 포지셔닝에 따라 상대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제시됐다.
JP모건 분석팀은 “IBIT가 GLD보다 높은 공매도 잔고를 보이는 점은 헤지 수요가 줄어들 경우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트코인과 금의 움직임에는 포지셔닝 외 다른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비교 성과를 가를 핵심은 IBIT의 헤지 수요가 실제로 줄어드는지와 비트코인 ETF 자금이 과거 유출분을 추가로 회복하는지다. 이번 분석은 두 조건이 충족될 경우 비트코인이 금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정리된다.


서지우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