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신고점 부근에 있지만 내부 흐름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주와 경기민감 업종의 상대 강도가 무너지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시장 전반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9월 20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린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니코스키 베밀리언 리서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 S&P 500은 중요한 구간에 있다"며 시장 내부의 폭 약화와 섹터별 양극화가 단기 투자 판단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니코스키 CIO는 최근 전술적으로 조정한 영역으로 금융주를 꼽았다. 수익률 곡선이 눌리면 금융주에는 어려운 환경이 된다며, XLF의 시장 폭이 악화되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뱅크오브뉴욕 등이 상승 추세를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주는 성장과 안정성을 동시에 기대하던 영역이었지만,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이 신고점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경제와 업종 내부에는 상당한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 운송주, 산업재의 상대 강도 약화를 언급하며 "섹터 간 양극화는 닷컴 버블 당시와 견줄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거품 여부를 단정하기보다 상대 강도와 시장 행동의 유사성을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P 500에 대해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당일 약세로 볼 수 있는 수준을 장중 하향 이탈했지만, 종가 기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니코스키 CIO는 "수요일 저점을 다시 이탈해 그 아래에서 마감하지 않는 한, 단순히 공매도할 차트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중 이탈 뒤 급반등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포지션을 잡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QQQ는 돌파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상대 강도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이클 후반으로 갈수록 투자자들이 대형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른바 대형 기술주는 하락 추세를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성장 경로로 볼지, 유동성을 찾는 피난처로 볼지는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은 가장 큰 변수로 제시됐다. 니코스키 CIO는 "석유가 변수"라며 최근 수개월 동안 에너지 가격 고점론과 공매도 의견이 많았지만 에너지는 여전히 올해 가장 강한 섹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달 유럽에 원유를 보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제 제품과 원유 공급 문제가 동시에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디젤 수출 제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는 있어도 세계 공급망에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니코스키 CIO는 "여기서 자국 우선주의를 택하면 다른 곳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며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의 에너지 보호 조치가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을 완전히 중단하면 미국 제조업에 필요한 해외 부품과 상품 흐름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유가 수혜 업종으로는 전통적인 에너지주 외에 화학주와 금을 거론했다. 그는 2002년부터 2009년 사이 고유가 국면에서 화학주가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함께 상승한 사례가 있었다며, 앞으로 화학주와 금이 유가와 함께 움직이는 상관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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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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