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별 호가창 유동성 비교에서 MEXC가 솔라나(SOL)와 도지코인(DOGE)의 시장가격 인근 구간에서 가장 높은 주문장 깊이를 기록했다. 가격 범위를 넓히면 코인베이스·비트겟·바이낸스가 앞서는 구간도 나타났다.
CoinGecko는 ‘2026 Crypto Liquidity on CEXes’ 보고서에서 8개 중앙화 거래소의 주문장 깊이를 비교했다. 조사 기간은 7월 6일부터 9월 3일까지 60일이며, 대상 자산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 도지코인 등 5종이다.
유동성은 특정 가격 범위 안에서 매수·매도 주문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문장 깊이가 클수록 일정 규모의 거래가 가격에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솔라나의 전체 유동성은 2025년보다 28.5% 이상 감소했다. 8개 거래소의 양방향 주문장 깊이는 2025년 약 2800만달러(약 379억원)에서 2026년 약 2000만달러(약 271억원)로 줄었다.
시장가격에 가장 가까운 구간에서는 MEXC가 솔라나 유동성 93만4000달러(약 12억6000만원)를 기록해 바이낸스를 웃돌았다. 근접 구간은 현재 가격 주변에 쌓인 주문을 기준으로 비교한 범위다.
반면 가격 범위가 ±0.20달러를 넘어서면 비트겟과 코인베이스가 MEXC를 추월했다. ±2% 구간에서는 코인베이스의 매수 측 유동성이 600만달러(약 81억원) 이상, 매도 측 유동성이 400만달러(약 5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가격 범위가 달라지면 같은 거래소의 순위도 바뀔 수 있다. 근접 구간에서는 현재 가격 주변의 주문 밀도가 중요하지만, 범위가 넓어질수록 여러 가격대에 분산된 주문 규모가 함께 반영된다.
도지코인은 5개 분석 대상 자산 가운데 전체 유동성이 가장 얕았다. 8개 거래소의 ±2% 구간 누적 단일 방향 유동성은 약 900만~1200만달러(약 122억~162억원)로, 같은 구간 솔라나의 절반 수준이었다.
도지코인의 시장가격 인근 구간에서 20만달러(약 2억7000만원) 이상의 주문장 깊이를 기록한 거래소는 바이낸스, MEXC, OKX였다. 이 구간에서 MEXC는 44만3000달러(약 6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보였다.
이후 ±0.0006달러, 즉 약 0.3% 구간부터는 MEXC가 다시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1%를 넘어서면서 양방향 유동성은 각각 약 200만달러(약 27억원) 수준으로 평탄해졌다.
이번 비교는 거래량 순위와 주문장 깊이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줬다. 거래량은 일정 기간 실제로 체결된 거래 규모를 뜻하지만, 주문장 깊이는 특정 가격 범위에 대기 중인 주문 규모를 나타낸다.
거래소별 유동성은 마켓메이킹 구조와 주문 분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시장가격 인근 결과만으로 가격 범위가 넓은 거래의 체결 여건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중앙화 거래소는 거래소가 이용자의 매수·매도 주문을 모아 체결하는 구조다. 같은 자산이라도 거래소별 참여자 구성과 주문 배치가 달라 가격대별 유동성 차이가 생길 수 있다.
CoinGecko는 이번 수치가 특정 거래소의 거래 안정성이나 이용자 보호 수준을 평가한 결과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수치도 조사 기간과 가격 구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거래소 전체의 우열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 보고서는 시장가격 인근과 ±1~2% 구간의 주문장 깊이가 서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거래소 유동성을 비교할 때는 자산과 가격 범위, 매수·매도 방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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