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레버리지 ETF 운용사에 스왑 금융을 제공하며 전통 금융의 수수료 사업을 넓히고 있다. 특정 상품의 스왑 수수료는 연환산 기준 펀드 자산의 약 8%에 이르는 사례가 소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플이 레버리지 ETF 스왑 금융의 주요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운용사는 목표 수익률을 구현하기 위해 총수익스왑(TRS) 같은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계약 상대방은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리플은 지난해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체 히든로드(Hidden Road)를 12억5000만달러(약 1조6738억원)에 인수했다. 인수한 사업은 리플 프라임(Ripple Prime)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된다. 리플 프라임은 여러 ETF 운용사와 거래하고 있으며, 헤지펀드 브레반 하워드(Brevan Howard)에 프라임 브로커리지와 청산·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블록미디어는 전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나 3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운용사는 스왑 상대방과 계약해 필요한 시장 노출을 확보하고, 금융회사는 주식이나 다른 파생상품으로 위험을 헤지한다. 일일 수익률을 배율만큼 높이는 구조여서 손실도 같은 배율로 커질 수 있다.
수수료 사례도 공개됐다. WSJ가 인용한 규제 공시에 따르면 ‘트레이더 2X 롱 SNDK 데일리 ETF’는 리플에 은행 익일물 자금조달금리에 4%포인트를 더한 수수료를 지급한다. 블록미디어는 이를 연환산하면 펀드 자산의 약 8%라고 전했다. 스왑 비용은 운용보수와 별도로 펀드 순자산가치에 반영된다.
일반적인 레버리지 ETF 운용보수는 약 1% 수준으로 소개됐다. 다만 약 8% 수수료는 특정 상품의 사례이며, 모든 레버리지 ETF에 적용되는 조건은 아니다. 상품별 계약 조건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에는 레버리지 ETF 593개가 있고 운용자산은 2560억달러(약 342조7840억원)를 넘는다. 모닝스타 다이렉트 집계로는 이 가운데 426개가 개별 종목을 추종한다. 이 상품군은 2022년 규제 당국의 허용 뒤 빠르게 늘었다.
은행 규제와 신생 운용사의 시장 진입도 비은행 사업자에게 기회를 열었다. 은행은 위험 부담과 관련해 엄격한 규제를 받는 반면, 새로 상품을 내놓는 운용사 가운데는 기존 은행과 거래 관계를 쌓지 못한 곳이 있다는 설명이다. 리플과 제인스트리트, 클리어스트리트 등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본지는 앞서 제인스트리트가 레버리지 ETF 스왑 상대방으로 참여한 사실을 전했다.
스왑 금융에는 손실 위험도 따른다. 기초자산이 하루 만에 크게 하락하면 레버리지 ETF의 자본이 소진돼 계약 상대방도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댄 아론슨(Dan Aronson) 야누스헨더슨 전문 컨설팅 그룹 책임자는 기초자산이 하루에 50% 넘게 폭락해 ETF가 사실상 소진되는 상황을 최악의 사례로 꼽았다. 스왑 제공업체가 다른 운용사나 시장조성자와 별도 거래를 맺어 위험을 헤지하는 이유다.
투자자에게는 비용과 일일 복리 효과도 고려 요소다. 스왑 비용과 변동성이 겹치면 장기 보유 수익률이 기초자산 수익률보다 낮아질 수 있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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