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7월 31일부터 주요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하면서, 최근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은행권이 금리 조정으로 직접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0.06∼0.53%포인트 인상한다. 이번 조정은 대출 수요를 다소 억제하고, 특정 상품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줄이려는 성격이 강하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자산이 너무 빠르게 늘어나면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 조정은 대출 총량과 구조를 함께 손보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쓰인다.
신용대출의 경우 KB신용대출, KB급여이체 신용대출, KB스타 신용대출 등 주요 상품 금리가 0.1∼0.5%포인트 오른다. 다만 서민·취약차주를 겨냥한 상품은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KB사업자든든 신용대출과 KB새희망홀씨Ⅱ, KB사잇돌 중금리 대출, KB햇살론 등의 금리는 그대로 유지된다. 전체 대출 문턱은 높이되, 상대적으로 상환 여력이 낮은 계층의 금융 접근성은 급격히 악화하지 않도록 선을 그은 조치로 볼 수 있다.
주택 관련 대출에서는 비대면 상품의 금리 인상 폭이 특히 크다. 그동안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비대면 대출은 영업점에서 받는 대면 대출보다 금리가 낮아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국민은행은 이를 조정해 두 상품 간 금리 차를 줄이기로 했다. 비대면 상품인 KB스타 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 구입자금용, 신잔액 6개월 코픽스 기준 금리를 0.53%포인트 올리고, 대면 상품인 KB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0.06%포인트 인상한다. 코픽스는 국내 주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지표 금리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정할 때 많이 활용된다.
전세자금대출도 함께 오른다.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등 대표 상품 금리는 0.14∼0.25%포인트 인상되고,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0.26∼0.49%포인트 오른다. 국민은행은 이번 조정 배경에 대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한 만큼 가계부채 속도를 조절하고 여신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대출 총량뿐 아니라 상품별 수요 편중까지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주요 은행들이 금리와 한도를 세밀하게 조정하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