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3일 장중 1,425원까지 내려가며 최근의 고환율 흐름이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중동 정세가 다소 진정된 데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이 확인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그 여파로 달러가 약해진 것이 원화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37.5원에 출발한 뒤 오전 한때 1,438.6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방향을 바꿔 오후 3시 5분께 1,425.0원까지 떨어졌다. 오후 3시 30분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8원 오른 1,429.8원을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상승했지만 장중에는 하락 폭을 키운 셈이다. 장중 고가가 1,430원대로 낮아진 것은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이던 2월 26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환율이 밀린 가장 큰 배경은 위험회피 심리의 완화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시장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덜 찾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말로 예상됐던 대이란 군사 작전을 1일 밤 전격 취소했고, 이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에서 이란과 일정 부분 합의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중동 불안이 완화되면 국제 금융시장은 통상 달러 매수세를 줄이고 주식이나 신흥국 통화 같은 위험자산을 다시 일부 담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의 공동 개입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외환시장 분위기는 한층 더 달라졌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3일 지난달 31일 미국과 일본 정부가 함께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2일 엑스 글을 통해 일본 재무성, 일본은행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추가 공동 개입에도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엔화를 사들이는 개입은 곧 달러를 시장에 내놓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달러 약세를 유도한다. 실제로 이날 오전 9시 45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5.238엔까지 내려갔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도 156.672엔으로 전 거래일보다 0.44% 하락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912.76원으로 22.82원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99.713으로 0.095 내리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원화 강세가 더 빠르게 진행되지는 못했다. 국내 증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을 팔아치운 점이 환율 하락 폭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면 주식을 팔아 확보한 원화를 달러로 바꿔 나갈 가능성이 커져 환율을 다시 떠받치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이날은 2조8천2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중동 정세, 미국의 대외정책, 일본의 추가 개입 여부, 그리고 외국인 자금 흐름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