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15일 130억달러(약 17조6800억원) 규모로 발행한 20년물 국채의 낙찰수익률이 5.420%로 결정됐다. 20년물 국채 경매가 2020년 재개된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이며, 1986년 이후 기준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낙찰수익률은 경매 직전 거래된 발행 전 수익률 5.400%보다 2bp 높았다. 수익률과 경매 결과를 분석하는 헬리어스는 이번 경매의 수익률 차이인 'tail'을 2bp로 집계하고 경매를 '약함(WEAK)'으로 분류했다.
다만 tail만으로 이번 경매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2020년 이후 tail이 3bp를 넘은 사례도 있어, 이번 수치는 2024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라는 설명이 더 정확하다.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배율은 2.57배였다. 직전 8월 경매의 2.53배보다 높았지만 최근 6회 평균인 2.65배에는 못 미쳤다.
전체 낙찰 물량 가운데 간접입찰자 비중은 52.5%로 집계됐다. 8월 경매의 62.9%보다 낮아졌고, 2020년 20년물 재도입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직접입찰자는 30.7%, 프라이머리 딜러는 16.9%를 가져갔다.
간접입찰자는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대형 기관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경매에서는 수익률과 간접입찰자 비중이 약해졌지만 응찰배율은 전월보다 높아 모든 수요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20년 만에 가장 성공적인 국채 경매 두 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15일 진행된 20년물 경매가 아니라 앞선 두 차례 경매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첫 경매는 9월 9일 10년물 경매다. 두 번째 경매는 9월 10일 30년물 경매로, 간접입찰자 비중은 79.5%, 응찰배율은 2.61배였다.
20년물 국채 수익률은 미국 정부가 장기간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을 뜻한다. 낙찰수익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해당 채권을 사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했다는 의미다.
이번 결과는 특정 만기의 한 차례 경매에서 높은 조달금리와 낮은 간접입찰자 비중이 함께 나타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응찰배율이 직전 경매보다 높았던 만큼 수요 약화를 모든 지표에 일괄 적용하기는 어렵다.
앞서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간접입찰 비중이 62.9%로 낮아졌던 흐름과 비교하면 외국인·대형 기관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의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당시 낙찰금리는 5.204%, 응찰배율은 2.53배였다.
장기 국채 시장의 약세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과도 연결해 해석되지만, 이번 경매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을 움직였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장기채 하락과 국채 공급 부담이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장기물 경매와 금리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20년물 국채는 1986년 이후 발행이 중단됐다가 2020년 재도입됐다. 따라서 5.420%라는 수익률은 최근 재도입 이후의 경매 기록과 과거 발행 이력을 함께 놓고 평가해야 한다.
응찰배율의 최근 평균은 집계 기준에 따라 2.65배와 2.73배로 다르게 제시됐다. 이번 기사에서는 최근 6회 평균인 2.65배를 기준으로 직전 경매와 비교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5일 장중 5.041%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20년물 경매 결과가 단일 만기의 수요 약화인지 장기 국채 전반의 흐름인지는 이후 경매와 수익률 움직임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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