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 2026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AI 관련 투자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수요를 통해 성장을 지지했지만, 중동발 에너지 충격은 2027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OECD는 23일 발표한 ‘경제전망 중간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6월보다 0.1%포인트 올렸다. 반면 2027년 전망치는 3.0%로 0.1%포인트 낮췄다.
주요 기술·클라우드 기업의 자본지출 계획은 빠르게 늘고 있다. 반도체 생산업체의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도 투자 확대를 뒷받침했으며, OECD는 AI 관련 제품이 세계 상품무역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성장률이 2026년 2.2%, 2027년 2.1%로 전망됐다. 중국은 각각 4.5%와 4.2%, 유로 지역은 두 해 모두 1.0%로 제시됐다.
G20 물가상승률은 올해 4.1%로 전망됐으며, 2027년에는 3.6%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2027년 전망치는 6월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은 대체 공급망과 걸프 지역 밖의 추가 생산, 전략 비축유 방출, 수요 감소로 일부 흡수됐다. OECD는 비축량과 재정 여력이 줄면서 충격을 흡수할 능력은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AI 인프라 역시 에너지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OECD는 6월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운영비 가운데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60%로 제시했고, 반도체 제조와 데이터센터 건설도 전력·냉각·물류 차질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투자의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 둔화와 자산가격 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과 금융여건 긴축, AI 투자 수익률 부진이 함께 발생하는 예시적 하방 시나리오에서는 2027년 세계 성장률이 기준 전망보다 0.7%포인트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OECD는 밝혔다.
이 수치는 기준 전망이 아니라 여러 위험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가정에 따른 시나리오다. OECD는 AI 투자 확대가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기대 수익이 실현되지 않을 때 시장 조정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수석경제학자 조사에서도 AI 투자에 대한 기대와 경계가 함께 나타났다. 응답자의 97%는 향후 1년 동안 AI 도입 확대를 예상했지만, 79%는 데이터센터 확장이 지역사회의 상당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61%는 데이터센터 투자가 세계적으로 큰 폭의 고용을 만들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 AI 인프라가 성장과 생산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기대와 비용·지역사회 갈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이번 전망은 AI 투자와 에너지 공급이 서로 분리된 성장 요인이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제조가 전력과 물류에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 AI 투자 확대 자체가 비용 상승과 공급망 불안에 부딪힐 수 있다.
OECD는 AI 관련 자본지출이 미국의 생산과 성장을 뒷받침하고 일본과 국내의 기술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성장률과 물가, 반도체 기업 실적에 대한 별도 수치는 이번 전망에서 제시하지 않았다.
중동 에너지 충격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통과량과 공급 회복 문제는 에너지 가격 경로를 좌우할 요인으로 남아 있다. 충격의 구체적인 지속 기간과 에너지 공급 회복 시점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OECD 전망은 가상자산 시장을 직접 다루지 않았다. AI 인프라와 반도체, 에너지 가격, 금리 등 거시 변수의 변화가 위험자산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구체적인 가상자산 가격 방향이나 국내 성장률에 대한 OECD의 별도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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