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금 수요를 메우기 위해 최대 250억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회사채 발행에 다시 나섰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서버 확충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면서, 현금창출력이 탄탄한 대형 기술기업도 주식·채권 시장을 함께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만기 2년부터 40년까지로 나뉜 10종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만기가 긴 40년물은 미국 국채보다 1.3%포인트 높은 금리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발행 계획이 알려지자 투자자 주문은 1천150억 달러에 이르러, 예정 물량의 4배를 웃돌았다. 알파벳은 앞으로 미국 회사채 발행을 매년 두 차례만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채권이 너무 자주 쏟아질 경우 가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알파벳이 잇따라 빚을 내는 배경에는 인공지능 경쟁이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연간 자본지출을 두 차례 올려 2천5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자본지출은 공장, 서버, 데이터센터처럼 장기간 사용하는 설비에 쓰는 돈을 뜻한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경쟁이 격화하면서, 반도체와 전력, 냉각 설비, 네트워크 장비를 한꺼번에 늘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알파벳은 2026년 2분기에 2004년 기업공개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뺀 뒤 실제로 손에 남는 현금을 말하는데, 이 지표가 적자로 돌아섰다는 것은 투자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알파벳은 이미 올해 미국·유럽·일본 시장에서 연이어 채권을 발행해 5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지난 6월에는 850억 달러 규모의 대형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유상증자는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채권 발행과 달리 원금을 갚을 의무는 없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알파벳처럼 현금이 많은 기업으로 여겨졌던 빅테크도 이제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앞에서 자금조달 수단을 복합적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장이 이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인공지능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알파벳의 높은 신용도를 동시에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흐름은 알파벳만의 문제가 아니다. 알파벳을 포함한 미국 주요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올해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달 7일 기준 1천940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9% 급증했다. 이는 인공지능 투자 경쟁이 개별 기업의 전략 차원을 넘어, 채권시장과 자본시장 전체의 자금 흐름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대형 기술기업들은 실적 방어와 투자 확대 사이에서 채권과 증자를 병행할 가능성이 크고, 이 같은 흐름은 금리 수준과 투자자 위험선호, 인공지능 수익화 속도에 따라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