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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언락, 무조건 악재일까?…카이코 리서치, 레버리지·유동성 시점에 주목

토큰 언락, 무조건 악재일까?…카이코 리서치, 레버리지·유동성 시점에 주목/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

토큰 언락이 곧바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통념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레버리지와 유동성이 움직이는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의 앤드루 양은 2026년 9월 20일 보고서에서 아비트럼(ARB), 석싱트(PROVE), 펌프펀(PUMP)의 언락 사례를 분석하며 신규 공급 규모만으로 시장 충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핵심은 잠금 해제 물량 자체보다 이벤트 전후로 형성되는 ‘레버리지’와 이를 받아낼 ‘시장 심도’였다.

보고서는 올해 9월 16일 아비트럼, 8월 5일 석싱트, 7월 12일 펌프펀의 토큰 언락을 대상으로 현물 호가창과 무기한 선물 시장의 변화를 살폈다. 언락은 초기 투자자나 팀 등에 배정돼 묶여 있던 토큰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절차다. 유통 가능한 물량은 늘지만, 잠금 해제가 곧 보유자의 매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시장에서는 자산별로 유동성 유입과 포지션 정리가 서로 다른 시점에 나타났다.

바이낸스 현물 호가창에서는 언락일이 가까워지면서 시장 심도가 줄어들고, 이벤트 이후 서서히 회복되는 흐름이 관찰됐다. 시장 심도는 중간 가격 부근에서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보고서는 유동성 공급자들이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호가를 거뒀다가 언락 이후 다시 참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공급 증가에 따른 매도 압력뿐 아니라 이를 흡수할 거래 여건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펌프펀은 유동성 확대가 뒤늦게 두드러진 사례다. 언락 전후 일정 범위에 머물던 시장 심도는 약 40일이 지난 뒤 이전과 직후의 평균 수준보다 2배 이상 커졌다. 카이코 리서치는 펌프펀의 사례에 대해 거래 가능한 토큰 증가가 시장조성자의 호가 공급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거래 수요가 뒷받침되는 자산에서는 토큰 언락이 유동성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시장 심도 증가만으로 가격 상승까지 확정할 수는 없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미결제약정’이 포지션 형성 시점을 드러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계약의 총가치를 나타내는 이 지표는 아비트럼의 경우 언락 15일 전부터 당일까지 꾸준히 늘었다. 매월 반복되는 일정에 맞춰 트레이더들이 사전에 포지션을 구축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아비트럼 기술을 활용하는 로빈후드 체인의 활동 증가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펌프펀은 언락 이후 레버리지가 쌓여 관측 시점에도 포지션 정리에 따른 위험이 남아 있었다.

아비트럼의 미결제약정 증가는 일방적인 하락 베팅으로 해석하기 어려웠다. 관측 기간 펀딩비율은 대체로 -0.02%에서 +0.02% 사이를 오갔고, 롱 포지션에 유리한 방향으로 두 차례 급락했다. 보고서는 이를 양방향 포지션이 함께 늘어난 정황으로 해석했다. 이후 청산 역시 숏과 롱 양쪽에서 발생해, 토큰 언락을 앞둔 레버리지 증가가 어느 한쪽의 손실로만 귀결되지는 않았음을 보여줬다.

바이비트·바이낸스·OKX의 일별 데이터를 보면 아비트럼 청산 규모는 언락 약 10일 전 410만 달러, 당일인 9월 16일 190만 달러로 두 차례 급증했다. 두 시점 모두 숏과 롱의 청산 비중은 약 55 대 45였다. 당시 잠금 해제 물량이 공급량의 약 1%였다는 점에서, 보고서는 신규 공급만으로 충격을 설명하기보다 예정된 이벤트에 맞춰 쌓인 포지션이 단계적으로 정리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번 분석에서 토큰 언락의 영향을 가른 요소는 물량뿐 아니라 ‘시점’이었다. 카이코 리서치는 결론에서 아비트럼처럼 이벤트 전에 레버리지가 축적됐다가 청산되는 경우와 펌프펀처럼 이후 시장 심도가 확대되는 경우를 구분했다. 언락의 시장 영향을 판단하려면 공급 일정과 함께 미결제약정, 펀딩비율, 청산 규모, 현물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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