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락업 해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
2026.09.28 20:19:55
앤드루 양 (Andrew Yang)
2026년 9월 20일
토큰 언락에 대한 통념은 단순하다. 유통량이 늘어나고 더 많은 토큰이 시장에 유입되면 매도 물량도 증가하며, 초기 보유자들이 현금화에 나서면서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완료된 세 차례의 언락, 9월 16일 아비트럼(ARB), 8월 5일 석싱트(PROVE), 7월 12일 펌프펀(PUMP)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이러한 통념이 매번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각 언락을 전후로 시장 심도와 포지션, 청산은 서로 다른 시점과 방향으로 움직였다.
무기한 선물 시장의 레버리지는 토큰 언락 전에 쌓인다.
토큰 언락을 전후로 시장 심도가 커진다면 가격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시사할 수 있다.
언락 전에 청산과 거래 활동에 변화가 없다면, 언락 이후에도 해당 자산의 거래가 활발해질 가능성은 낮다.
언락 전부터 늘어나 이후에도 증가하는 시장 심도
시장 심도는 중간 가격 부근에서 가격을 움직이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물량을 측정한다. 카이코의 시장 데이터는 바이낸스에서 선정한 네 자산의 현물 호가창 심도를 각 자산의 언락 전 기준치와 비교해 보여준다. 공급량 일부가 언락되는 날을 기준으로 전후 일수를 맞췄다. 토큰 언락은 일반적으로 전체 공급량의 일부가 잠금 해제돼 사용 가능해지는 예정된 일정이다. 통상 토큰 생성 이벤트(TGE) 당시에는 공급량의 일정 부분만 유통 가능하며, 초기 투자자나 팀 구성원 등에 배정되거나 다른 목적으로 마련된 물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순차적으로 귀속된다. 이후 해당 물량이 ‘언락’되면 보유자는 자신의 판단이나 사전 합의에 따라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언락일이 가까워질수록 시장 심도는 줄어들기 시작한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참여자들이 언락을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는 이벤트로 보고, 위험 노출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을 회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언락일 이후에는 시장 심도가 서서히 증가한다. 언락이 지나면서 해당 토큰으로 유동성이 돌아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PUMP의 시장 심도는 흥미로운 양상을 보인다. PUMP의 시장 심도는 언락 전후로 상당 기간 일정 범위에 머물렀다.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 것은 언락이 완료되고 약 40일이 지난 뒤였다. PUMP의 시장 심도는 언락 이전과 직후에 기록했던 평균 수준의 2배를 넘어섰다. 유동성은 언락 시점에 접어들며 쌓이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했다. PUMP의 언락은 새로 유통되는 물량이 유동성을 밀어내기보다 오히려 더 많은 유동성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거래 가능한 토큰이 늘면서 호가를 제시하려는 시장조성자도 더 많이 유입됐다. 실제 거래 수요가 있는 토큰에서는 언락이 유동성 확대의 촉매가 될 수 있다.
향후 토큰 가격 흐름의 신호가 되는 미결제약정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파생상품 포지션의 총가치로, 트레이더들이 언락에 앞서 레버리지 노출을 늘리는지, 아니면 언락 이후에야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 아래는 각 자산의 바이낸스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을 해당 자산의 언락 전 기준치와 비교한 것이다.

미결제약정을 비교하면 몇 가지 패턴이 드러난다. 우선 ARB는 언락 시점 부근에서 미결제약정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이는 언락이 매월 규칙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트레이더들은 이러한 일정을 예상하고 언락에 대비한 포지션을 미리 구축할 수 있다. 이는 토큰 언락의 중요한 특성을 보여준다. 트레이더들은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있으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려 한다. ARB에는 추가적인 촉매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아비트럼 기술을 사용하는 로빈후드 체인의 활동이 크게 늘어난 점 역시 미결제약정 증가에 기여했을 수 있다.
여기서는 방향만큼 시점도 중요하다. ARB의 레버리지는 언락 전에 쌓였고, 곧바로 아래에서 설명할 청산 급증으로 이어졌다. 반면 PUMP의 레버리지는 언락 이후에야 쌓였기 때문에, 이 데이터 시점에는 해당 포지션의 정리에 따른 위험이 아직 남아 있었다.
ARB의 포지션 증가 규모를 고려하면 이를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미결제약정과 함께 펀딩비율을 살펴보며, 두 지표 모두 동일한 언락 전 기준치와 비교했다.

미결제약정은 언락 15일 전부터 언락 당일까지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펀딩비율은 전체 관측 기간에 걸쳐 약 -0.02%에서 +0.02% 사이를 오갔으며, 롱 포지션에 유리한 방향으로 두 차례 급락했다. 이는 언락 전에 한 방향으로만 베팅이 쌓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시장 양쪽에서 포지션이 늘었기 때문에, 이후 청산도 한쪽에만 집중되지 않고 숏과 롱 모두에서 발생했다.
토큰 언락 전후의 청산 위험
이미 알려진 이벤트를 전후로 쌓인 레버리지 포지션은 대체로 그대로 유지되지 않으며, 변동성이 커지면 청산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시장이 트레이더의 포지션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포지션을 유지할 증거금이 부족해지면 청산이 발생한다. 일별 청산 규모를 보면 시장이 움직였을 때 해당 포지션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다. ARB와 PUMP는 서로 다른 시점에 언락을 전후로 레버리지가 쌓였다. 바이비트, 바이낸스, OKX의 일별 청산 데이터는 이 가운데 실제로 얼마나 많은 포지션이 청산 압력을 받았는지 보여준다.

청산은 언락 25일 전까지 적은 규모로 양쪽에서 균형 있게 발생하다가 이후 두 차례 정점에 이르렀다. 언락 약 10일 전에는 410만달러, 언락 당일인 9월 16일에는 19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별개의 두 사건이라기보다 하나의 포지션 정리가 단계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시점 모두 숏과 롱의 청산 비중은 약 55 대 45로 숏이 더 컸다. ARB의 실제 언락 규모가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산이 이처럼 특정 시점에 집중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일정에 따라 공급량의 약 1%가 풀리는 수준으로, 신규 공급만으로 이 정도 충격을 설명하기에는 물량이 너무 적다. 더 유력한 요인은 언락 날짜 자체다. 트레이더들은 풀리는 물량과 관계없이 이미 알려진 이벤트에 맞춰 포지션을 구축한다. 규모보다 시점이 좌우하는 패턴이다.
결론
이번 언락 사례의 데이터는 토큰 언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하나의 설명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표상 가장 뚜렷한 반응을 보인 두 자산에서는 포지션과 유동성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양극단의 양상을 나타냈다.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방향보다 시점이다. 언락의 영향이 나타나는 경우, ARB처럼 이벤트 전에 레버리지가 쌓였다가 정리되거나 PUMP처럼 이벤트 이후 유동성이 유입되는 형태로 드러났다. 토큰이 언락되는 순간 유동성이 일률적으로 빠져나가는 양상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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