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4 공동창업자 Chandler Fang은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직접 금융거래에 참여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AI의 성능 자체보다 이용자가 에이전트에 돈을 맡길 수 있는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P모건에서 AI·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리플(Ripple)에서 결제 사업을 경험한 Fang은 현재 t54에서 AI 에이전트를 위한 신원·리스크 관리·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XRP 레저(XRPL)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가 XRP와 RLUSD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는 x402 퍼실리테이터를 개발하고, 금융기관을 위한 에이전트 신원 확인과 거래 리스크 평가, 분쟁·차지백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토큰포스트는 Chandler Fang을 만나 AI 에이전트 경제의 가능성과 XRPL이 갖는 경쟁력, 블록체인과 AI의 결합, 그리고 t54가 그리고 있는 에이전트 금융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AI가 돈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금융 시스템도 AI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Q. 먼저 본인과 t54를 소개해 주세요.
A. 저는 t54 공동창업자 Chandler Fang입니다. UC 버클리를 졸업한 뒤 금융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JP모건의 AI·블록체인 조직에서 머신러닝과 시계열 예측, 강화학습, 자연어처리(NLP) 등을 활용한 제품 개발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2021년경 리플에 합류해 리플 페이먼츠(Ripple Payments)를 초기 단계부터 구축했습니다. 초기에는 XRP를 이용해 연간 약 1억달러 규모의 결제를 처리하고 6∼8개 국가를 지원했지만, 이후에는 연간 200억달러 이상을 처리하고 60개 이상의 목적지 국가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이 경험 이후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사람의 일상과 업무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AI가 여행을 예약하거나 커피를 사고 서비스를 구매하려면 결국 돈을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금융 생태계는 철저하게 인간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t54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기존 금융 시스템을 AI 에이전트가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동시에 에이전트가 잘못된 거래를 하더라도 사람이 이를 되돌리고 자금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신뢰 장치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제의 진짜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실패했을 때 어떻게 복구하느냐다”
Q. 리플과 JP모건에서 일하며 얻은 가장 중요한 경험과 인사이트는 무엇인가요?
A. 결제는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상품입니다. 돈을 A에서 B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 결제 시스템에서는 정상적으로 거래가 완료되는 ‘해피 패스(happy path)’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결제가 실패했을 때 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자금이 어느 지점에서 멈췄는지 어떻게 찾을 것인지, 고객에게 어떻게 돈을 돌려줄 것인지가 실제 신뢰를 좌우합니다.
많은 사람이 결제 산업에서 속도나 비용을 강조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고객이 실제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입니다.
블록체인은 이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퍼블릭 원장이기 때문에 구매자와 판매자가 동일한 기록을 보면서 자금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공개된 원장을 사용하는 만큼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갑이나 결제망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각국 규제기관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AI 에이전트의 가장 큰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내 돈을 맡길 수 있느냐’는 문제”
Q. 대형 조직을 떠나 t54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2년 전만 해도 인터뷰를 하면 먼저 AI 에이전트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ChatGPT를 비롯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매일 사용하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생활의 일부가 될수록 결국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신뢰가 됩니다.
특히 금융거래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사람들에게 AI 에이전트를 이용해 금융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그 가치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질문은 “AI가 내 돈을 잘못 움직이면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따라서 AI 경제의 가장 큰 공백은 기술 자체도, 이용자 수 부족도 아닙니다.
금융 시스템이 AI 에이전트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고 필요한 가드레일과 신뢰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이전트가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사람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 에이전트 결제는 소액·고빈도…XRPL과 잘 맞는다”
Q. AI 경제에서 블록체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계신데, 왜 XRPL인가요?
A. 먼저 AI 에이전트 경제에서 어떤 거래가 발생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현재 에이전트 거래의 상당 부분은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에서 발생합니다.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고 데이터를 구입하거나 디지털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거래는 대부분 금액은 작지만 횟수가 매우 많습니다. 마이크로트랜잭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달러나 50센트짜리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거래 수수료가 높으면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매우 낮은 수수료와 높은 처리량이 필요합니다.
XRPL은 이런 고빈도·소액 거래에 적합합니다. 저희가 분석한 결과 XRPL에서 1천건의 마이크로트랜잭션을 처리할 경우 거래 수수료가 약 0.014달러 수준이었습니다.
100달러나 1천달러 규모의 거래에서는 작은 차이일 수 있지만 마이크로트랜잭션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에이전트 신원·리스크·분쟁 해결까지 하나의 신뢰 레이어로”
Q. t54가 구축한 ‘AI 경제를 위한 신뢰 레이어’와 XRPL 기반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를 소개해 주세요.
A.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형 금융기관과 결제기업이 AI 에이전트의 금융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신뢰 인프라입니다.
AI 에이전트의 신원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해당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금융거래의 위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분쟁과 차지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결국 ▲에이전트 신원 확인 ▲거래 단위 리스크 평가 ▲분쟁·차지백이라는 세 가지 문제가 중요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기능을 하나의 신뢰 인프라로 구축하고 있으며, 마스터카드와 비자, AWS 등 주요 기업들과도 관련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XRPL 기반 AI 생태계입니다.
저희는 XRPL에서 x402 퍼실리테이터를 구축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서비스를 구매할 때 XRP나 RLUSD를 이용해 결제와 정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입니다.
또한 에이전트 개발자가 AI 에이전트를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개발 도구를 구축하고 있으며, 개발자와 구매자, 판매자, 기업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XRPL 기반 AI 생태계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XRPL 내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등 다양한 글로벌 기술·금융 생태계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AI 에이전트가 XRPL에서 데이터와 컴퓨팅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Q. XRPL x402 퍼실리테이터에 대한 시장 반응과 실제 활용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A. 몇 달 전 퍼실리테이터를 출시한 이후 특히 최근 몇 주와 몇 달 사이 수요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현재 가장 강한 수요는 디지털 구독과 디지털 상품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대규모 언어모델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구입하는 경우입니다.
최근에는 XRP 레저(XRPL)에서 t54의 x402 퍼실리테이터를 통해 처리된 x402 결제가 1천만건을 넘어섰습니다.
아직 시작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판매자를 더 많이 생태계에 참여시키고 에이전트 개발자도 늘려 실제 수요가 더욱 커지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AI와 블록체인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블록체인은 AI의 금융 인프라”
Q. AI가 암호화폐 산업에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AI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등장한 기술 가운데 가장 큰 혁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AI와 블록체인이 서로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은 금융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결제와 거래, 탈중앙화금융(DeFi)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런 특성은 오히려 AI 에이전트에 매우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은행 계좌를 개설하면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등으로 KYC를 합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에는 인간의 신분증이 없습니다.
반면 가상자산 지갑은 API를 통해 생성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처럼 휴대전화 화면에서 버튼을 누르지 않습니다. 에이전트가 다른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기본 방식은 API입니다.
블록체인은 거래 생성부터 자산 전송까지 API로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에이전트 친화적입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이 결합되면 AI 에이전트가 기존 법정화폐 금융망을 일일이 거치지 않고 달러나 원화 등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에 직접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AI와 블록체인은 관심과 자본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함께 작동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 기회는 AI 자체뿐 아니라 AI를 강화하는 기술의 교차점에 있다”
Q. 투자자들이 지금 주목해야 할 새로운 기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출발점은 AI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AI만 봐서는 안 됩니다. AI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I가 실제 가사 노동까지 수행하려면 로봇과 하드웨어가 필요합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와 컴퓨팅, 데이터센터, 전력도 함께 중요해집니다.
금융 영역에서는 블록체인이 그런 보완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전략에서도 AI 자체뿐 아니라 AI와 다른 기술이 만나는 교차 영역을 살펴봐야 합니다. 서로 다른 기술이 결합되면서 AI의 영향력을 얼마나 더 확대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XRP의 장기 경쟁력은 실사용에서 나온다”
Q. 한국에서는 XRP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연말이나 내년 XRP 가격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A. 저는 리플과 XRP가 가상자산 산업에서 비교적 장기적인 실사용 가치를 추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크립토 시장에는 많은 유행과 등락이 있습니다. 한때 NFT를 미래라고 보는 시각도 강했지만 시장은 계속 변해왔습니다.
반면 결제는 꾸준하게 실제 가치를 만들어온 중요한 사용 사례입니다.
최근에는 AI 전략에도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XRP뿐 아니라 RLUSD 등 XRPL 생태계의 자산들이 AI 에이전트가 직접 상호작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XRP의 활용도와 장기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단계는 XRP로 커피와 신발을 사는 실생활 AI 경제”
Q. t54의 다음 목표와 단기 로드맵은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XRPL 기반 AI 생태계에 더 많은 실생활 활용 사례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현재는 대규모 언어모델 컴퓨팅과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상당한 수요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실제로 XRP를 이용해 커피를 구매하거나, AI 에이전트가 신발 가격과 할인 정보를 찾아 더 저렴하게 대신 구매해주는 것 같은 경험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AI 에이전트가 디지털 환경을 넘어 실제 생활 속 경제 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또 다른 축은 금융기관을 위한 신뢰 인프라입니다.
주요 금융기관들이 현재의 시스템을 AI 에이전트와 호환될 수 있도록 바꾸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신원 확인과 리스크 관리, 사기 탐지, 분쟁과 차지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금융기관과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금융 시스템에 들어올수록 보다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필요해질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XRPL 위에서 더 많은 거래가 발생하고 XRP의 실제 활용도가 확대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에이전트 경제는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시작됐다…한국에도 큰 기회”
Q. 마지막으로 한국의 크립토 커뮤니티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저희는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있어 미국 시장을 가까이서 보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에이전트 경제가 단순한 헤드라인이나 내러티브가 아니라 이미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같은 결제기업들은 많은 자원을 투입해 AI 에이전트 시대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OpenAI 역시 월마트와 스트라이프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AI 에이전트가 실제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에이전트 경제, 에이전트 결제, 에이전트 금융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매우 큰 기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빠른 결제 인프라와 우수한 금융기업이 있고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 경쟁력을 넘어 더 많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만들고, 한국 이용자들이 AI와 AI 에이전트의 혜택을 실제 생활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변화가 시작되면 한국에서도 매우 큰 산업적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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