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암호화폐 거래소의 상장 전 무기한 선물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가 2026년 10월 5일 공개한 앤드루 양의 보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은 두 달 만에 약 5배 증가한 5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거래소별 가격 차이가 약 3%에 달해, 선물 가격을 기업가치의 단일한 기준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르면 11월 추수감사절 이전, 늦어도 연말까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전한 목표 기업가치는 1조8000억~2조달러다. 바이낸스와 OKX, 비트겟, 게이트, 후오비 등은 주식 거래가 시작되기 전에 기업가치에 대한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상장 전 무기한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카이코 집계에서 앤트로픽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은 6~7월 약 1100만달러에서 10월 1일 5700만달러로 5.1배 늘었다. 미결제약정은 청산되거나 종료되지 않은 계약 규모를 뜻한다. 증가세는 11월 상장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인 8월부터 나타났으며, 조사 대상 시장에서 바이낸스가 차지한 비중은 68%였다. 공개 주가가 없는 상황에서 상장 전 시장의 가격 형성에 참여하는 자금이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거래소마다 가격을 정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무기한 선물은 현물 가격을 기준으로 펀딩비를 주고받으며 가격 괴리를 줄인다. 그러나 상장 전 기업에는 공개된 현물 주식시장이 없어 거래소가 자체 기준가격을 사용한다. 보고서 기준 OKX와 비트겟의 펀딩비는 0%, 바이낸스는 8시간마다 0.005%로 고정돼 있다.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지속적으로 좁힐 공통 기준이 부족한 구조다.
잠정 주식 수도 가격 해석을 어렵게 한다. 바이낸스는 앤트로픽 주식 수를 10억 주로 가정한다. 계약 가격이 2042달러라면 이에 대응하는 기업가치는 약 2조400억달러다. OKX는 6월 30일 계약을 10대 1로 조정한 뒤 100억 주를 가정하고 있으며, 실제 주식 수가 공개되면 다시 조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거래소 화면에 표시된 계약 가격만으로 기업가치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카이코 리서치는 거래소별 가격을 비교한 결과, 앤트로픽 상장 전 시장의 가격 격차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7월까지 바이낸스와 후오비는 5개 거래소 가격의 중앙값보다 2~3% 낮았고, OKX는 최대 3.5% 높았다. 8월 말부터는 OKX와 게이트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10월 1일 두 거래소의 가격은 중앙값을 각각 3.1%, 2.8% 웃돌았다.
6월 이후 최고가와 최저가 거래소 간 격차의 중앙값은 3.5%였다. 10월 1일 선물 가격과 잠정 주식 수로 환산한 앤트로픽 기업가치는 바이낸스에서 약 2조400억달러, OKX에서 약 2조1100억달러로 나타났다. 어느 거래소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평가액이 달라지는 것이다. 가격 중앙값 역시 ‘적정가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소 간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참고치다.
이러한 차이는 투자자의 진입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준다. 보고서 기준 OKX나 게이트에서 매수 포지션을 취하면 다른 주요 거래소보다 약 3% 높은 가격을 부담할 수 있다. 상장 이후 실제 주가를 기준으로 가격이 수렴할 경우 이 프리미엄은 축소될 수 있다. 상당수 거래소가 상장 때 계약을 일반 주식 무기한 선물로 전환하지만, 상장이 연기되면 각 거래소의 별도 정산 규칙이 적용된다는 점도 변수다.
카이코는 비교 사례로 스페이스X의 상장 전 무기한 선물 시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 미결제약정은 5월 21일 2400만달러에서 6월 11일 2억7100만달러로 약 11배 늘었다. 공모가 목표가 135달러이며 6월 12일 나스닥 거래를 시작한다는 보도가 나온 6월 3일 이후, 마지막 일주일에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집중됐다. 구체적인 상장 일정과 가격 정보가 실제 포지션 확대의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다.
앤트로픽의 미결제약정 5700만달러는 스페이스X 상장 전날 규모의 약 21%다. 스페이스X 역시 자금이 특정 거래소에 쏠렸다. 상장 전날 바이낸스 미결제약정은 2억2100만달러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두 시장 모두 바이낸스가 상장 전 거래 수요의 중심으로 나타났지만, 앤트로픽이 같은 속도로 성장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거래량은 상장과 계약 전환을 전후해 더 크게 움직였다. 스페이스X 무기한 선물의 일일 거래량은 5월 말 3000만~1억4000만달러에서 6월 11일 5억5800만달러로 늘었다. 상장 당일에는 더 높은 레버리지 한도가 적용되는 일반 주식 무기한 선물로 전환되면서 90억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앤트로픽 시장에서도 상장 일정뿐 아니라 거래소별 계약 전환 조건이 거래 양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격 수렴 과정에는 변동성이 동반됐다. 스페이스X의 거래소 간 가격 격차는 6월 9일 9.1%까지 벌어졌다. 거래소들이 서로 다른 시점에 기준지수를 낮춘 영향이었다. 앤트로픽의 10월 1일 가격 격차는 약 3.4%로, 스페이스X 상장 약 일주일 전과 비슷했다. 상장이 가까워진다는 이유만으로 가격 차이가 곧바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스페이스X 무기한 선물 가격이 공모가보다 상장 첫날 종가에 가까웠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6월 11일 선물 가격은 공모가 135달러보다 약 23~27% 높았다. 이후 스페이스X 주식은 상장 첫날 161달러에 마감했고, 무기한 선물도 같은 날 이 종가와의 차이가 0.3% 이내로 좁혀졌다. 실제 주가라는 공통 기준이 생기면서 거래소별 가격이 빠르게 수렴한 것이다.
카이코 리서치는 앤트로픽 IPO의 일정 구체화와 실제 주가 형성을 향후 핵심 변수로 제시했다. 상장 전 무기한 선물에 반영된 기업가치는 이미 보도된 목표 범위의 상단에 가깝거나 이를 웃돌고 있다. 상장 일정이 확정되면 미결제약정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거래소별 가격 차이와 잠정 주식 수, 계약 전환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앤트로픽 시장이 스페이스X 사례처럼 상장 첫날 가격에 근접한 평가를 내놓을지는 실제 거래가 시작된 뒤 확인될 전망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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