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예탁금 상향 규제가 시행된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거래는 가격 급등과 별개로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고위험 상품에 대한 진입 문턱을 높인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과열된 매매를 진정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는 일제히 48~60%대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코덱스 에스케이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58.04% 오른 1만1천55원, 같은 유형의 타이거 상품은 59.81% 오른 9천445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관련 레버리지 상품도 코덱스와 타이거가 각각 51.17%, 51.18% 상승한 1만2천615원, 1만1천550원을 기록했다. 반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인 쏠 에스케이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엑스는 59.95% 떨어져 7천6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날 반도체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26.81% 급등하고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한 영향이 직접 반영된 결과다.
다만 가격이 급격히 움직였음에도 시장의 손바뀜은 오히려 크게 둔화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합한 16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약 3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날 12조4천억원의 4분의 1 수준이고 29일 15조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최근 비교적 거래가 적었던 27일 7조4천억원, 28일 8조2천억원보다도 더 적었다. 코덱스 에스케이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대금은 1조2천억원 수준으로 전날 3조6천억원에서 크게 줄었고, 전날 5조원에 달했던 쏠 에스케이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엑스는 5천650억원으로 감소했다. 거래량도 코덱스 에스케이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4억8천889만주에서 1억1천692만주로, 쏠 에스케이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엑스가 2억7천133만주에서 5천952만주로 줄었다. 전체 상장지수펀드 거래대금 순위에서도 두 상품은 각각 5위와 9위에 그쳐, 전날까지 1위와 2위를 다투던 흐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투자자는 그동안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레버리지 상품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코덱스 에스케이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5조8천789억원 순매도로 전체 상장지수펀드 가운데 개인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코덱스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2조1천558억원, 타이거 에스케이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1조5천371억원 순매도를 나타내는 등 개인 순매도 상위 10개 가운데 4개가 관련 상품이었다. 이날 이들 종목에서 나온 개인 순매도 규모만 10조원을 넘었다. 이는 단순히 규제 영향뿐 아니라 급등한 가격에서 이익을 확정하려는 매도세가 한꺼번에 나온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기본예탁금을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높인 조치가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함께 나온다. 메리츠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거래량이 많이 줄어든 만큼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그동안 거래대금 상위를 차지하던 레버리지 상품 대신 다른 종목들이 올라왔다고 진단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 박우열 연구원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관련 상품 가격이 장 초반부터 높은 수준을 형성해 거래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정책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주 변동성이 얼마나 이어지느냐와 규제 강화 이후 개인투자자 자금이 다른 상장지수펀드나 현물 종목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더 분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