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의 예상 밖 호실적과 반도체주 급등에 힘입어 장 초반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10시 7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7.44포인트(0.63%) 오른 51,921.58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2.74포인트(1.27%) 상승한 7,408.89, 나스닥종합지수는 593.00포인트(2.43%) 뛴 25,035.94를 가리켰다.
증시를 끌어올린 중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 장 마감 뒤 공개한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서 조정 주당순이익(EPS) 4.74달러, 매출 900억1천만달러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주당순이익 4.24달러, 매출 876억2천만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도 898억5천만달러∼909억5천만달러로 제시해 예상치 896억6천만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시장이 우려해온 인공지능(AI) 투자 부담과 관련해 자본지출 전망이 월가 예상보다 낮게 제시된 데다, 2027회계연도에도 현금 창출이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면서 주가는 14.40% 급등했다. 최근 조정이 컸던 반도체주도 함께 반등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10% 올랐다. 투자자들은 이날 장 마감 후 나올 애플과 아마존 실적도 함께 주시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물가와 성장 지표는 금리 전망을 둘러싼 시장의 해석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 흐름을 볼 때 중요하게 여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6월 기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5월의 0.3%보다 상승폭이 둔화한 것이다. 전체 품목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하락해 전달의 0.5% 상승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전분기 대비 1.5% 증가해 1분기 성장률 2.1%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연방정부 지출이 줄고 투자와 수출 증가세도 둔화한 영향이다. 물가는 진정되는 반면 성장 속도는 다소 약해지는 모습이 함께 나타난 셈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장기금리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2%를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됐다. 다만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57.4%로 다소 낮아졌다. 그레나딜라 어드바이저리의 애나 래스번 최고경영자는 시장이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이며 국채금리 움직임이 이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물가 지표만 놓고 보면 금리 동결 결정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 개선에 반응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계속 가격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종목별로는 실적에 따라 희비가 뚜렷하게 갈렸다. 메타는 2분기 주당순이익이 6.18달러로 시장 예상치 7.22달러를 밑돈 데다 올해 자본지출 가이던스 하단을 1천250억달러에서 1천300억달러로 높이면서 9.26% 급락했다. 퀄컴도 3분기 주당순이익이 예상에 못 미쳤고, 메모리 품귀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유로 4분기 전망치를 낮게 제시해 4.59% 하락했다. 반면 스타벅스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올리고 동일 점포 매출이 7.9%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1.64%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임의소비재가 강했고 통신과 기초소비재는 약세를 보였다. 유럽증시도 동반 상승해 유로스톡스50지수는 1.45% 올랐고, 영국 FTSE100지수와 독일 DAX지수, 프랑스 CAC40지수도 각각 0.38%, 0.52%, 1.07% 상승했다. 반면 국제 유가는 2026년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83.75달러로 0.84% 내리며 약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대형 기술주의 실적이 시장 방향을 좌우하는 가운데, 물가 둔화와 장기금리 상승이 얼마나 함께 이어지느냐에 따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