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S&P500이 고점 대비 최소 30% 조정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리와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현금흐름이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를 가를 변수로 꼽혔다.
캐피털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9월 10일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의 여러 거품 지표가 과거 거품 고점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 제목은 ‘AI 주식 붐이 끝나가고 있다는 지표가 많다’는 취지로 제시됐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S&P500의 올해 추가 상승 여지는 있지만 중기 전망은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분석의 중심에는 AI 관련 기업에 대한 높은 기대와 급증한 자본지출이 있다.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투입하는 비용을 계속 늘리면서 향후 수익과 현금흐름이 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같은 보고서에서 S&P500이 내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이후 고점 대비 최소 30%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확정된 시장 변동이 아니라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는 경우를 전제로 한 분석이다.
시장 내부의 종목별 격차도 경고 신호로 제시됐다. 7월 30일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4500억달러(약 604조3500억원) 늘었다. 다음 날에는 애플($AAPL)의 시가총액이 3600억달러(약 483조4800억원) 줄어든 반면 아마존($AMZN)은 3880억달러(약 521조84억원) 증가했다.
아카디안 애셋 매니지먼트(Acadian Asset Management) 자료에서 미국 개별 종목의 등락 차이는 약 2850거래일 만에 세 번째로 높은 수준까지 확대됐다. 2020년 코로나19 백신 장세와 2025년 DeepSeek 충격 당시보다는 낮지만, 종목 간 자금 이동이 빠르게 진행된 시기로 평가됐다.
이 수치는 시장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보다 일부 대형 기술주에 자금이 집중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AI 관련 종목의 기대가 유지되는 동안에도 기업별 실적과 자본지출 부담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도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원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이번 주 수요일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UBS는 해당 인상안이 10대 2로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2명의 위원이 반대할 수 있다고 봤다.
금리가 실제로 오르면 AI 투자 열기가 2000년 전후 인터넷 거품과 더욱 비슷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금리 상승은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 평가를 낮추고, 대규모 자본지출을 이어가는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현금흐름은 이미 시장의 점검 대상이다. 로이터는 7월 22일 분석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GOOGL), 아마존, 메타($META), 오라클($ORCL)이 현재 추세를 이어갈 경우 2027년 자본지출이 잉여현금흐름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분석은 AI 인프라 투자가 현금 창출력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반면 AI 투자가 이미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로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사업에서 연간 매출 기준 370억달러(약 50조원)를 넘어섰다고 밝힌 점과 아마존의 AWS 매출이 28% 증가한 점을 함께 전했다.
이처럼 AI에 대한 수요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시장 전체를 거품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매출 증가 속도가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대한 자본지출을 충분히 상쇄하는지가 기업별로 달라질 수 있다.
미 증시가 30% 이상 조정될 수 있다는 경고가 앞서 제기된 가운데, 이번 분석은 하락 폭뿐 아니라 AI 투자 사이클과 금리의 결합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미국 증시 변동성이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쟁의 초점은 AI 기술의 성장성 자체보다 투자비용을 감당할 만큼 매출과 현금흐름이 늘어날지에 맞춰졌다. S&P500의 향후 흐름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과 대형 기술기업의 실적·자본지출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