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4일 장중 5%를 넘어섰다. AP통신은 브렌트유 상승과 인플레이션·재정 우려가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10년물 수익률은 11일 공식 종가 4.96%에서 14일 장중 5%를 웃돌았다가 4.95%로 내려왔다.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5% 선을 돌파한 것이다. 미 재무부는 11일 10년물 수익률을 4.96%로 집계했다.
브렌트유는 14일 장중 배럴당 약 110달러까지 올랐다가 105.45달러로 거래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제한된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이 공격을 받으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AP통신은 브렌트유가 이란 전쟁 발발 전인 7월 초 배럴당 72달러 미만에서 상승했다고 전했다. 전쟁 이후 원유 공급망 불안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9월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원유 흐름이 제한적이고 변동성이 큰 상태라고 밝혔다. 원유 생산 차질 규모는 8월 하루 평균 670만 배럴로 7월의 500만 배럴보다 늘었다.
EIA는 2026년 4분기에도 하루 평균 570만 배럴의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2026년 하반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90달러로 전망했으며,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이 이어진다는 전제를 달았다.
유가 상승은 물가 기대를 자극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판단에도 부담을 준다. 연준은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 예정이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J. Waller)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3일 연설에서 물가 둔화가 이어지면 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지만, 개선세가 일시적이었다면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의 연설문은 금리 인상이 확정된 조치가 아니라 경제지표에 따른 조건부 판단임을 보여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미국 정부의 장기 차입 비용과 금융시장 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수익률이 오르면 기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차입 비용에도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키운다. 미국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선 상황에서 높은 금리가 재정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재정 우려가 추가적인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자기강화적 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포천은 분석했다.
포천은 명목 GDP 성장률이 아직 부채 조달 비용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높은 금리와 재정 우려가 실제 재정위기로 전환됐다는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금리와 유가 상승은 기술주에도 부담을 줬다. 엔비디아($NVDA)는 2.8% 하락했고, 국내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약세로 3.3% 내렸다.
다만 이날 증시 하락에는 인공지능 산업의 개발 속도 조절 논란도 함께 작용했다. 국채 수익률 5%를 기술주 하락의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비트코인(BTC) 같은 무이자 자산의 기회비용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앞선 장기금리 관련 보도에서도 다뤄졌다. 이번에도 금리 흐름은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자금 환경을 판단하는 변수로 거론될 수 있다.
10년물 수익률 5% 돌파가 일시적인 장중 움직임에 그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연준의 FOMC 결과와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운송 정상화 여부가 다음 확인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