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2022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가스 저장률이 장기 평균을 밑도는 가운데 중동 해상 운송 차질 우려까지 겹쳤다.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은 14일 장 초반 한때 전 거래일보다 5.3% 오른 메가와트시(MWh)당 83.67유로를 기록했다. 제로헤지는 해당 가격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들어 세 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번 상승은 북반구 겨울을 앞두고 유럽의 재고 보충 여건이 악화하는 시점에 나타났다.
유럽 가스 저장시설의 충전율은 68%에 그쳤다. 같은 시기의 최근 15년 평균인 약 85%보다 낮은 수준이다.
저장률이 낮으면 난방철 수요가 시작된 뒤 재고를 보충할 여지가 줄어든다. 특히 추위가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오거나 공급 충격이 추가되면 시장이 부족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유입도 둔화했다. 서방 유럽으로 들어오는 LNG 물량은 9월 초 회복세를 보인 뒤 지난주 감소했고, 가스 재고 보충 속도도 느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도 드론 공격 이후 최근 가동이 중단됐다. 이 송유관은 중동의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거론됐다.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해상 운송에 부담을 주고 있다. 두 해협은 유럽으로 향하는 에너지 화물의 이동 경로와 연결돼 있어 운항 차질이 길어지면 LNG 도착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ING그룹 애널리스트들은 긴장 완화 가능성이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정세가 안정되지 않으면 유럽의 겨울 전 재고 확보 작업에도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타이메라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저장량이 적을수록 겨울 수급 균형이 더 취약해진다며, 추위나 추가 공급 충격이 LNG 화물의 대응보다 빠르게 나타나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시장은 겨울철 난방 수요와 LNG 선박 도착량, 파이프라인 공급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 저장고가 충분하면 단기적인 공급 차질을 흡수할 여지가 커지지만, 재고가 낮으면 현물 물량 확보 경쟁이 가격에 더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
가스 저장률은 겨울철 난방과 산업용 수요에 대비해 저장시설에 채워 둔 천연가스의 비율이다. 저장률 68%는 저장시설 전체 용량 가운데 68%가 충전된 상태라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