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직전 거래일 사상 최대 폭등세를 보인 뒤 3일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 강세로 오름세를 나타냈고,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도 다소 누그러지면서 투자심리를 떠받치는 재료가 생겼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치며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상승폭과 상승률을 동시에 기록했다.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반도체 조정 여파로 1,162.19포인트가 빠졌지만, 단 하루 만에 낙폭의 86%를 만회했다. 시가총액도 다시 5천조원 위로 올라섰다. 이날 장 마감 기준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수치까지 합치면 외국인은 8조7천70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역대 최대 규모로 주식을 사들였고, 개인은 10조3천83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
매수세는 특히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9.95% 올라 상한가인 171만8천원에 마감했고, 삼성전자도 26.81% 급등해 26만원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74.98포인트(11.63%) 오른 719.76으로 거래를 마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변동성이 워낙 컸던 탓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도 잇달아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주가가 급등락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적으로 제한해 과열을 진정시키는 장치다.
해외 여건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편이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는 아마존이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힘입어 분기 매출 2천억달러를 처음 넘겼다고 밝힌 뒤 주가가 15.32% 뛰었고, 이를 계기로 기술주 전반에 매수세가 퍼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3%,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70%, 나스닥 종합지수는 1.00% 올랐다. 엔비디아는 2.93% 상승하며 시가총액 1위를 되찾았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0.07% 올랐다. 다만 애플은 7~9월 공급 제약으로 매출 성장세가 제한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7.35% 하락했고, 직전 거래일 급등했던 에스케이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는 3.54% 내렸다.
중동 변수도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주말로 예상됐던 대이란 군사 작전을 취소했다고 밝혔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핵 위협 종식 등을 포함한 합의 틀에 대한 동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미국 시간 기준 3일 오후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에너지 시설 타격 가능성이 부각되며 시장이 긴장해왔지만, 협상 기대가 살아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전장 대비 4.75% 내린 배럴당 80.6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가 하루 만에 17%대 폭등하며 역대 1위 일간 상승률을 기록한 만큼 주 초반에는 차익 실현과 단기 속도 조절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국내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는 뉴욕 정규장에서 2.55% 하락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는 낙폭을 0.22%까지 줄였다. 여기에 미국이 엔·달러 시장에 개입했다고 밝힌 만큼 원·달러 환율 움직임도 국내 증시의 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주에 쏠린 외국인 수급이 이어질지, 그리고 중동 불안 완화와 환율 안정이 함께 뒷받침될지에 따라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