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자금이 빠르게 줄면서, 과열됐던 신용거래가 눈에 띄게 식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첫 거래일인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7조4천43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보다 1조4천911억원 줄어든 수치로, 올해 1월 2일 27조4천207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규모를 뜻하는데, 통상 증시 낙관론이 강할 때 늘고 시장 불안이 커질 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지난달 31일 28조9천349억원으로 30조원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곧바로 27조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감소 폭은 최근 정점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신용융자 잔고는 6월 24일 38조6천32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약 11조2천억원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천억원이 빠지며 21조6천140억원을 기록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약 2천700억원 감소한 5조8천297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가 5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6월 3일 5조9천30억원 이후 처음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코스닥에서 빚을 낸 투자가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최근 증시 조정과 변동성 확대가 있다. 주가가 흔들리면 빌린 돈으로 투자한 계좌는 손실 압박을 더 크게 받게 되고, 일정 수준 아래로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증권사가 투자자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삼성증권의 신승진 투자정보팀장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 청산이 이뤄지고, 동시에 투자자들이 위험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시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 예탁금도 3일 기준 102조8천255억원으로 하루 만에 1조3천98억원 감소해, 2월 3일 99조2천735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다만 반대매매 규모는 최근 급등세에서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미수거래로 인한 반대매매 금액은 3일 223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7월 30일 1천37억원, 7월 31일 1천220억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7월 30일 8.6%, 31일 7.1%에서 3일 1.3%로 낮아졌다. 그러나 월간 기준으로 보면 부담은 여전히 작지 않다. 7월 한 달 반대매매 금액은 9천927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6월 1조1천228억원보다는 줄었지만, 5월 7천76억원과 4월 2천641억원보다는 훨씬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시장이 방향성을 뚜렷하게 찾기 전까지,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축소와 보수적 자금 운용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