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시장 전망에는 못 미쳤지만 기업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핵심 자본재 주문은 0.9% 늘어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7월 27일 발표한 6월 내구재 제조업 출하·재고·주문 선행 보고서에서 6월 내구재 신규 주문이 3347억7200만 달러(약 479조원)로 전월보다 11억 달러(약 1조6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5월에는 4.0% 감소했다.
운송 장비를 제외한 신규 주문은 0.6%, 국방을 제외한 신규 주문은 0.3% 늘었다. 헤드라인 내구재 주문 증가율은 인베스팅닷컴 경제 캘린더가 제시한 시장 전망치 1.6%를 밑돌았다.
반면 비국방 자본재 주문에서 항공기를 제외한 핵심 자본재 주문은 0.9% 증가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 0.8%보다 0.1%포인트 높았다.
핵심 자본재 주문은 항공기와 국방 관련 품목을 제외해 기업의 설비투자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전체 내구재 주문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기업 투자와 가까운 세부 지표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셈이다.
컴퓨터·전자제품 주문은 311억 달러(약 44조5000억원)로 전월보다 3.1% 늘었다. 이 부문은 최근 10개월 가운데 9개월 증가하며 6월 내구재 주문의 상승을 이끌었다.
통신장비 주문도 전년 누계 기준으로 33.7% 증가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의 신규 주문과 미수주 잔액은 컴퓨터·전자제품 주문 통계에서 제외된다.
로이터는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관련 지출을 늘리면서 핵심 자본재 주문과 출하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컴퓨터·전자제품 주문 증가분 전체를 AI 투자로 단정할 수는 없다.
크리스토퍼 럽키(Christopher Rupkey) FWDBOND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미국의 자본지출이 다른 부문의 신중함에도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가 제조업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프리실라 티아가무르시(Priscilla Thiagamoorthy) BMO 캐피털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 확대가 경제 활동과 생산성을 지지하지만 물가 압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잉여현금흐름을 압박한 흐름과 함께 투자 규모와 금리 경로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 기술주·성장주와 함께 위험자산으로 움직이는 구간이 있다. 내구재 주문 자체보다 AI 설비투자가 기술주 심리와 금리·유동성 전망에 미치는 영향이 암호화폐 시장과 맞닿아 있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6만5000달러(약 9295만원) 부근에서 버텼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과 물가·성장률 지표가 시장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니콜라이 손더가드(Nicolai Sondergaard) 난센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강한 매수자 없이 범위 안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내구재 주문 한 건만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을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헤드라인 주문의 예상 하회와 핵심 자본재 주문의 예상 상회가 엇갈린 데다 AI 관련 투자가 물가와 금리에 미칠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7월 내구재 선행 보고서를 한국시간으로 8월 26일 오후 9시30분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