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6일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6.30% 내린 23만500원에, SK하이닉스는 10.37% 하락한 149만5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한때 전날 종가 수준인 24만6천원까지 반등했지만 곧 다시 밀렸고, SK하이닉스는 개장 뒤 내내 약세가 이어지며 장 막판에는 148만1천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두 종목의 급락은 코스피 전반의 투자심리에도 부담을 줬고, 이날 코스피는 301.88포인트(4.58%) 내린 6,296.38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미국 반도체 업종 분위기 악화가 꼽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0.49% 올랐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17%, 0.83% 내렸다. 특히 샌디스크는 2026회계연도 4분기(4~6월) 매출이 전 분기보다 51% 늘어난 89억7천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은 39.25달러로 시장 평균 전망치를 웃돌았는데도 시간 외 거래에서 5%대 급락을 보였다. 실적 자체보다 시장이 비공식적으로 기대하던 수준, 이른바 위스퍼링 넘버가 더 높았던 탓에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주는 실적이 좋아도 기대를 충분히 넘지 못하면 주가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국내 대표 반도체주에도 그대로 전해진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장 시작 전 형성된 가격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주식은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전일 종가보다 29.98% 낮은 116만8천원에 첫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량은 11주에 불과했지만, 프리마켓 첫 가격은 정규시장과 다른 방식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이 가격이 그대로 시초가 형성에 반영됐다. 이후 곧바로 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하면서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됐고, 낙폭은 곧 3%대 후반까지 줄었지만, 한 번 크게 흔들린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설이 주식가치 희석 우려를 자극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SK하이닉스는 5일 공시를 통해 솔리다임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하락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3천492억원, 기관은 1천22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3조3천39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3조1천805억원을 순매도하며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6천936억원, 삼성전자를 7천268억원 순매도했고, 기관도 각각 4천218억원, 2천7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두 종목이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 상위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는 점은 이날 하락이 개별 악재를 넘어 업종 전반에 대한 경계 심리와 맞물려 있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해외 보도도 있었지만, 이날 주가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결국 반도체 업종은 실적, 수급, 해외 투자심리, 장 시작 전 가격 변수까지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크게 흔들렸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미국 기술주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치가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실적보다 시장 기대의 높낮이가 주가 변동성을 좌우하는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