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의 9월 금리 인상 신호가 미국과 일본의 공동 엔화 매수 개입을 끌어낸 결정적 배경이었다는 일본 정부 소식통의 발언이 나왔다. 엔화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조정이 맞물렸다는 설명이다.
교도통신은 10일 일본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우에다 가즈오(Kazuo Ueda) 일본은행 총재가 7월 31일 금융정책 결정회의 뒤 내놓은 발언을 미국 측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우에다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소식통들은 이 발언이 같은 날 저녁 미국의 공동 개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한 일본 정부 소식통은 “우에다 총재의 발언은 미국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며 “동시에 일본은행은 사실상 9월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옵션도 스스로에게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에 대응하려면 외환시장 개입과 함께 통화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일본과 함께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교도통신은 미국이 일본과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것은 28년 만이라고 전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공조 개입 이후 일본과 개입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우에다 총재가 “최선의 선택”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베센트 장관의 발언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9월 금리 결정은 일본은행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확정된다.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은 엔화 가치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통상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일본 금리가 오르거나 추가 인상 기대가 강해지면 엔화 조달 비용이 높아진다. 엔화를 빌려 주식과 채권 등 위험자산을 매수한 투자자가 포지션을 줄일 유인이 생기는 구조다.
이번 공조에 앞서 우에다 총재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미국 재무부가 주요 은행에 엔화 시장 개입 가능성을 알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 일본 정부 소식통의 발언은 당시 통화정책 신호와 미국의 개입 판단 사이의 연관성을 구체화한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엔 캐리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엔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주식·채권·가상자산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다.
엔화가 빠르게 강세로 돌아서면 투자자들이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해 위험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시장의 매도가 겹치면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가상자산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본지는 미·일 공동 엔화 매수 개입 이후 비트코인이 몇 시간 만에 2% 넘게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하락 배경으로 거론됐다.
다만 엔화 강세가 곧바로 모든 엔 캐리트레이드의 청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의 조달 조건과 투자 자산, 환헤지 여부가 서로 달라 실제 영향은 시장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일본은행의 다음 금융정책 결정회의는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시장은 우에다 총재의 7월 발언이 실제 금리 결정으로 이어질지 이 회의에서 확인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