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항만 간 화물 운송을 자국 선박에 맡기도록 한 존스법 적용 유예를 90일 더 연장했다. 유예 기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까지 이어진다.
테일러 로저스(Taylor Rogers)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6일 만료되는 존스법 유예의 추가 연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 유예 조치는 17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모든 외국 선박에 일괄 적용되지 않는다. 국방부가 해양청과 협의해 미국 선박으로 운송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개별 항해에 한해 존스법 적용을 유예한다.
운송 품목도 제한했다. 대상은 △휘발유 △경유 △제트연료 △원유 △나프타 △액화천연가스(LNG) △대두유 △비료 등 에너지·농업 관련 품목이다.
존스법은 미국 항만 사이에서 화물을 운송할 때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한 미국 선적 선박을 이용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해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920년 제정됐다.
역대 미국 행정부는 자연재해나 송유관 가동 중단 등으로 운송에 차질이 생겼을 때 개별 항해에 단기 면제를 허용해 왔다. 이번처럼 적용 유예가 장기간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이후인 지난 3월 18일부터 존스법 적용을 60일간 유예했다. 이어 4월 말 90일 연장을 발표했고, 이번 조치로 전체 유예 기간은 약 8개월로 늘어나게 됐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 4월 지침에서 기존 연장 조치가 5월 18일부터 8월 16일까지 적용된다고 공지했다. 이번 결정은 해당 유예의 만료를 앞두고 나온 후속 조치다.
본지도 앞서 존스법 면제 기간을 늘리는 대신 적용 범위를 축소했다고 전한 바 있다. 연료 운송 부담을 낮추면서 미국 해운업과 관련 일자리를 보호하려는 절충적 성격의 조치였다.
로저스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군과 핵심 산업이 중요 자원에 중단 없이 접근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면제로 휘발유와 경유, 제트연료 등 필수 제품의 미국 내 운송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행정부 자료를 인용한 블룸버그 보도에서는 존스법 유예 이후 외국 선박이 미국 연안 항구를 오가며 화물을 운송한 횟수가 230여 차례로 제시됐다. 외국 선박 투입이 실제 연안 운송 확대에 활용됐다는 의미다.
미국 해운·조선업계와 관련 지역 정치권은 유예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존스법이 미국 선박 수요와 해운 일자리를 지탱하는 제도인 만큼 장기 유예로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크다고 주장한다.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미국 하원의장과 스티브 스칼리스(Steve Scalise)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예를 연장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두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루이지애나주는 미국 해운업의 주요 거점이다.
반면 행정부는 외국 선박 활용이 연료 운송 선택지를 넓혀 미국 내 공급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괄 면제 대신 항해별 심사를 두고 품목을 한정한 것도 해운업계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가와 휘발윳값은 미국 물가와 금리 기대를 거쳐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존스법 유예와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가격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제시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