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 상장지수펀드(ETF)에서 8월 들어 7150억원이 빠져나가며 올해 첫 국내 주식형 ETF 자금 유출 조짐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해외 자산 ETF에는 3230억원이 유입돼 자금 흐름이 엇갈렸다.
11일 코스콤 체크(CHECK)와 삼성증권 집계에 따르면, 8월 3~6일 국내 ETF 시장은 전체적으로 410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이어진 가운데 국내 자산 ETF의 자금 이탈이 전체 수급을 순유출로 돌렸다.
이는 7월까지 이어진 유입 흐름과 대비된다. 국내 주식형 ETF에는 올해 1~7월 월평균 8조5000억원이 들어왔고, 변동성이 컸던 7월에도 14조원이 순유입됐다.
7월 국내 ETF 시장 전체 순유입액은 19조2000억원이었다. 해외 자산 ETF에도 같은 달 5조1000억원이 들어와 국내외 상품 모두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8월 초 자금 이탈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7월 31일 진입 규제가 강화됐다.
규제 강화 이후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2900억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7200억원이 빠져나갔다. 두 상품의 유출액이 국내 자산 ETF 전체 순유출액보다 큰 것은 다른 국내 상품의 유입액과 상계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수익과 손실이 모두 확대될 수 있어 일반 지수형 ETF보다 가격 변동 위험이 크다.
앞서 금융당국은 고위험 상품 거래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였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산에서 이탈한 자금 일부가 해외자산으로 유입된 양상”이라며 “8월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 행진을 보이면서 해외 주식 중심으로 해외자산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장했다”고 말했다. 국내와 해외 자산의 수급 방향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모두 해외 상품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다. 국내 자산 ETF 순유출액은 7150억원이지만 해외 자산 ETF 순유입액은 3230억원으로 규모가 일치하지 않는다.
국내 주식형 ETF 안에서도 상품별 흐름은 갈렸다. 8월 들어 국내 주식형 ETF에서 자금 이탈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코스닥 ETF에는 1310억원이 유입됐다.
전 연구원은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술적 반등 탄력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저가매수 차원에서 코스닥 ETF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상품에서도 시장과 전략에 따라 투자 수요가 달라진 셈이다.
커버드콜 ETF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7월 커버드콜 ETF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조5000억원이 들어왔다.
커버드콜은 보유 자산의 상승 여력을 일부 제한하는 대신 콜옵션 매도로 얻은 프리미엄을 분배 재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8월 초 ETF 수급은 국내 자산의 순유출 속에서도 해외 자산과 코스닥, 커버드콜 상품으로 자금이 나뉘는 흐름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