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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3.8%에 연준 관망론…중동발 유가 충격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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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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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를 기록한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 중동발 에너지 비용이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이 나왔다.

 연준 건물 앞에 놓인 원유 펌프잭 실루엣과 붉은 하늘 / TokenPost.ai

연준 건물 앞에 놓인 원유 펌프잭 실루엣과 붉은 하늘 / TokenPost.ai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8%를 기록한 가운데 중동발 유가 충격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를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에너지와 운송비 상승이 장기화하면 물가 압력과 소비 둔화가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셰릴 베너블(Cheryl Venable)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임시 총재 겸 최고경영자는 5월 12일 공개한 분기 칼럼에서 중동 분쟁을 미국 경제를 흔드는 새로운 충격으로 지목했다. 그는 유가와 운송비 상승이 제조업체와 운송업체의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베너블 총재는 충격이 여러 달 이어지면 기업의 비용 증가가 광범위한 가격 상승으로 번지고 소비자의 구매력도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비용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정도와 가계가 지출을 줄이는 속도가 물가와 성장의 방향을 가를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4월 CPI는 전년 대비 3.8% 올랐다. 베너블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여전히 크게 웃돈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들이 3월 휘발유 등 에너지 상품에 전월보다 연율 기준 810억 달러(약 114조7770억원)를 더 지출했다고도 밝혔다.

정책 메시지는 금리 완화보다 관망에 가까웠다. 베너블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를 크게 웃돌고,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에서 새 가격 압력이 형성되는 상황에서 정책을 완화해 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새 물가 압력에 강하게 대응하는 방안도 노동시장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며 ‘기다리며 지켜보기(wait and see)’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위험만 보고 긴축을 서두르거나 경기 둔화 가능성만 보고 완화에 나서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연준의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도 비슷한 진단이 담겼다. 연준은 중동 분쟁과 견조한 경제 지표, 높은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투자 흐름이 경제와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FOMC는 미국의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하는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체다. 당시 정책금리는 3.5~3.75%로 유지됐다.

의사록에 제시된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3.8%, 근원 PCE 상승률은 3.3%였다. PCE 물가는 연준이 통화정책 판단에 주로 활용하는 지표이며, 근원 지표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연준은 관세와 중동발 에너지 비용, AI 투자 수요를 물가 압력 요인으로 제시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중동 정세 하나로 좁히기보다는 공급 비용과 투자 수요가 함께 작용하는 구조로 본 것이다.

의사록에는 시장 참가자들이 2027년 초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내년 2분기 한 차례 인하를 반영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시장 가격에는 2027년 중반 한 차례 인상 가능성도 일부 반영됐다.

기업의 가격 결정에는 유가 충격이 아직 전면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애틀랜타 연은의 기업 인플레이션 기대 조사에서 7월 22일 기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2%였고, 기업의 연간 단위 비용 증가율은 평균 2.3%로 낮아졌다.

로이터는 7월 27일 주요 브로커리지들이 7월 FOMC 결정을 ‘접전’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고 걸프 지역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일부 기관은 금리 인상 위험을 열어뒀지만, 다수는 동결을 기본 전망으로 유지했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금리와 유가의 조합이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유동성 환경과 맞닿아 있다. 본지도 앞서 유가 상승이 비트코인 가격을 압박할 수 있다는 시장의 해석을 전했다. 다만 베너블 총재와 연준 의사록은 특정 자산의 가격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하면 원유 공급과 운송비를 거쳐 물가 지표에 반영되는지가 다음 판단 기준이 된다. 연준은 향후 발표되는 물가와 노동시장 지표를 토대로 금리 경로를 결정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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