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이달 반등하는 동안 공매도 순보유 잔고도 다시 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8월 들어 각각 6%, 20% 오른 가운데 주가 하락에 대비하거나 위험을 헤지하려는 차입 포지션도 함께 커졌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9조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6조7340억원보다 2조2720억원, 14% 늘어난 규모다.
코스닥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11일 기준 코스닥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7조2990억원으로 지난달 말 5조5430억원보다 1조7560억원, 32% 증가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먼저 판 뒤 나중에 되사는 거래다. 순보유 잔고는 빌려 판 뒤 아직 청산하지 않은 잔고를 뜻한다. 이 잔고가 늘면 통상 해당 가격대에서 하락을 예상하거나 위험을 헤지하려는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국내 증시는 단기 반등을 이어갔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는 12%, 코스닥은 8% 상승했다.
코스피는 14일 장중 한때 7000선을 회복했다. 7000선 회복은 15거래일 만이다. 지수 반등과 공매도 잔고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잔고 증가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주와 성장주에 몰렸다. 11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이 가장 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으로 1조3610억원이었다.
한미반도체[042700]는 1조2550억원, HD현대중공업[329180]은 1조146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에코프로[086520]는 8670억원, 한국항공우주[047810]는 834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와 연결되는 대차거래 잔고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서 13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170조2370억원이었다. 지난달 말 155조8630억원보다 14조원 넘게 증가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주고 빌리는 거래다. 빌린 주식이 곧바로 공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 거래의 선행 지표로 쓰인다.
공매도 잔고 증가는 주가 방향을 단정하는 신호가 아니다. 하락 베팅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 수요도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지수가 빠르게 반등한 뒤에는 차익 실현과 변동성 방어 수요가 함께 늘어날 수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신용거래와 공매도 잔고가 동시에 커진 점도 눈에 띈다. 본지는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 잔고 증가 흐름을 보도했다. 같은 종목군 안에서도 상승 기대와 하락 대비가 함께 쌓이는 구조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통계는 공시 의무가 발생한 날부터 2거래일 뒤 오후 6시 이후 확인할 수 있다. 16일 현재 시장이 볼 수 있는 최근 잔고는 11일 기준 수치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이달 지수 반등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 대차거래 잔고가 함께 늘었다는 점이다. 다음 통계에서는 14일까지 이어진 5거래일 상승 이후 잔고 변화가 반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