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변동성이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의 두 배를 넘어서면서 시장 안정 장치와 장기 기관투자 기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7월 27일 발간한 ‘주식시장 변동성 상승의 배경 검토’ 보고서에서 2026년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이 3.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5년 같은 기준 변동성은 1.4%였다. 36개 주요국 주식시장 변동성은 2025년 평균 1.1%에서 올해 상반기 1.2%로 소폭 높아지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이번 변동성 확대를 단순한 주가 조정이 아니라 국내 증시 구조와 수급이 겹친 결과로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으로 두 종목의 코스피 영향력이 커졌고,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이 국내 지수로 전이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유가와 금리, 환율 변동성이 커진 점도 코스피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제시됐다. 대외 변수의 충격이 커진 상황에서 지수 내 대형 반도체주의 비중 확대가 국내 증시의 흔들림을 키운 구조다.
수급도 갈렸다. 보고서는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153조원, 37조원을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개인과 증권사는 각각 73조원, 92조원을 순매수했다.
증권사 순매수는 주로 주식형 ETF 발행을 위한 매수이고 ETF 투자자의 상당 부분이 개인이라는 점에서, 기관 매도와 개인 매수가 충돌한 구조로 풀이됐다. 지수와 연계된 상품 거래가 늘수록 특정 종목이나 섹터의 움직임이 시장 전체로 번질 가능성도 커진다.
변동성은 일정 기간 가격이 얼마나 크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실현 변동성이 높아지면 투자자는 같은 방향의 추세보다 하루 단위 등락 폭 확대를 더 크게 체감한다. 시장 안정 장치는 이 과정에서 가격 발견을 막기보다 일시적 쏠림을 줄이는 역할을 맡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변동성 대응의 초점을 ‘정상적인 가격 조정’ 억제가 아니라 쏠림과 왜곡에 따른 단기 변동 완화에 둬야 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주가지수 연계 투자상품이 특정 종목이나 섹터에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비중 제한 지수 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변동성 완화 장치도 조정 대상으로 꼽혔다. 현행 동적 완화 장치는 코스피200 종목에 직전 체결가 대비 ±3%, 그 외 종목에 ±6% 기준을 적용한다. 정적 완화 장치는 모든 종목에 전일 종가 대비 ±10% 기준을 적용한다.
보고서는 개별 종목의 유동성과 변동성이 다른데도 코스피200 여부나 동일 기준만으로 발동 여부를 정하는 구조는 실효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거래가 두터운 대형주와 유동성이 얇은 종목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충격 흡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독일 도이체뵈르제는 개별 종목 단위로 발동 기준을 정하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는 유동성 수준을 고려해 종목군별 기준을 둔다. 보고서는 국내도 종목별 유동성, 변동성 수준에 따라 발동 기준을 차등화하고 주기적으로 조정하는 체계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 기관투자자 기반 확대도 과제로 제시됐다. 장기 기관투자자는 투자 기간이 길고 환매 압력이 낮아 단기 가격 변동보다 장기 기업가치에 초점을 둔다. 보고서는 주가 상승기에는 비중 축소를 위해 매도하고 하락기에는 비중 확대를 위해 매수하는 구조가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개인 자금이 직접 투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퇴직연금, 개인연금, 장기 공모펀드 등을 통해 장기 투자 자금으로 축적돼야 한다고 봤다. 단일종목 ETF에 대해서는 거래량 자체보다 투자자의 순매수·순매도 규모, 운용 규모, 장중 괴리율을 중심으로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