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326030)이 미국 법인에 994억원 규모 의약품을 공급하며 주력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현지 판매 흐름을 다시 확인했다. 상반기 실적 개선을 이끈 미국 매출이 3분기에도 이어지는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SK바이오팜은 18일 공시에서 미국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와 세노바메이트 등 의약품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994억원이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를 엑스코프리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한다.
이번 계약은 연결 기준 매출로 바로 잡히는 외부 매출이 아니다. SK바이오팜이 자회사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내부거래 성격이기 때문이다. 다만 SK라이프사이언스가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면 연결 매출에 반영된다.
공급 물량 확대는 미국 판매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읽힌다. 연합인포맥스는 관련 업계가 이번 공급계약을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가 순조롭다는 신호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SK바이오팜도 미국 법인에 공급하는 의약품 규모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적도 같은 방향을 보였다. SK바이오팜은 8월 5일 보도자료에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474억원, 영업이익 9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영업이익은 56.9% 늘었다.
회사는 일회성 용역수익이 반영된 분기를 제외하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 경신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누적 연결 매출은 4753억원, 영업이익은 1868억원, 당기순이익은 1878억원이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2%, 113.4%, 282.1% 증가했다.
성장을 이끈 품목은 세노바메이트다. SK바이오팜은 같은 보도자료에서 세노바메이트의 2분기 미국 매출이 2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6%, 전분기 대비 13.5%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미국 총 처방 수는 약 14만3000건으로 전분기 대비 8.4% 늘었고, 6월 월간 처방 수는 4만9155건을 기록했다.
상반기 미국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2억8450만 달러(약 3958억원)로 집계됐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미국 세노바메이트 매출 가이던스는 5억5000만~5억8000만 달러(약 7651억~8068억원)다. 상반기 매출은 가이던스 상단의 49.1%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증권가 진단을 인용해 올해 4분기 처방량 대비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을 고려하더라도 세노바메이트의 연간 추정 매출액이 5억8500만 달러(약 8137억원)로 가이던스 상단에 근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처방 흐름과 공급계약 증가가 실적 판단의 핵심 변수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성인 부분 발작 치료제로 개발된 SK바이오팜의 핵심 제품이다. 미국 판매명은 엑스코프리이며, 미국 법인이 현지 판매를 맡는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이 미국 시장에서 직접 매출을 키우는 구조라는 점에서 SK바이오팜 실적의 중심축이 됐다.
과제도 분명하다. 올해 상반기 SK바이오팜 매출은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에서 발생했고, 매출 비중은 각각 98.5%, 1.5%였다. 솔리암페톨은 주간 과다 졸림증 치료제다.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아 후속 제품 도입과 파이프라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두 번째 제품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점은 투자심리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세노바메이트 실적 의존도를 완화할 상업 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 확대는 확인됐지만, 매출 구조 다변화는 별도 과제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적응증과 제형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8월 5일 보도자료에서 세노바메이트 현탁액 제형에 대한 미국 신약허가신청을 지난 3월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차성 전신 강직간대발작과 소아 환자 적응증 확대를 위한 추가 신청도 연내 제출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 수익을 중추신경계 신약,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표적단백질분해 분야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미국 판매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후속 상업 품목과 파이프라인 성과가 매출 구조 다변화의 다음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