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 기업공개 시장에서 신규 상장주 8개사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평균 25% 낮은 수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이 133%였던 흐름과 달리, 증시 변동성과 중복상장 규제가 공모주 투자심리를 눌렀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이달 21일까지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한 8개사 주가는 21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평균 25% 하락했다. 리츠와 스팩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9%, 코스닥은 13% 내렸다.
8개 종목 가운데 인제니아테라퓨틱스를 제외한 7개 종목은 공모가를 밑돌았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공모가 대비 57% 낮아 하락 폭이 가장 컸고, 레몬헬스케어는 48%, 딜리셔스는 46% 하회했다.
상장 첫날 성적도 약했다. 3분기 신규 상장 8개사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평균 상승률은 2.96%에 그쳤다. 이 가운데 4개사는 첫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낮았다.
레몬헬스케어는 지난달 6일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6% 내렸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지난달 24일 31% 하락했고, 딜리셔스와 기도산업도 이달 들어 각각 27%, 35% 내렸다.
분위기는 2분기와 크게 달라졌다. 2분기 국내 증시에 새로 상장한 8개사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133%였다. 마키나락스, 폴레드, 코스모로보틱스 등 3개 종목은 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르는 이른바 ‘따따블’을 기록했다.
당시 코스피가 68% 급등하면서 공모주 시장 심리도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3분기 들어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새내기주 수익률도 함께 약해졌다.
지난 7월 이후 이달 21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9%, 13% 하락했다.
기업공개는 비상장 기업이 공개시장에 주식을 처음 내놓고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다. 증시가 강할 때는 공모가 산정과 청약 수요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만, 변동성이 커지면 상장 이후 주가 부담이 먼저 반영되기 쉽다.
규제 변화도 상장 일정에 영향을 줬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6일 중복상장 관련 규정·가이드라인 잠정안을 공개했고, 같은 달 31일 최종안을 확정했다. 개정 규정과 가이드라인은 8월 3일부터 시행됐다.
중복상장 규제의 핵심은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려는 모회사가 주주총회에서 이른바 ‘3%룰’ 방식으로 주주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 영향 평가와 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 등 일반주주 권익을 고려한 의무도 부여됐다.
기업들이 한국거래소의 첫 심사 사례를 지켜보며 상장 시기를 조율하는 흐름이 나타난 배경이다. 중복상장은 이미 상장된 모회사 아래 자회사가 별도로 증시에 입성하는 구조여서,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와 이해상충 문제가 함께 제기돼 왔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글로벌 국지전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내포한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또한 국내에서 엄격해지고 있는 상장 조건, 대기업 자회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규제, 코스닥 시장 내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으로 인해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제도 변화가 동시에 공모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상장 대기 기업은 남아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말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시장에서는 구다이글로벌과 무신사의 상장 추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하반기에는 다수의 심사 청구 종목과 심사 승인 종목이 대기 중이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기업들이 상장 가능성이 있어 점점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PO 시장은 중복상장 규제 시행 이후 첫 심사 사례와 대형 기업의 상장 절차를 다음 확인 지점으로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