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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토큰증권 수요 검증 먼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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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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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이 2027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상품 설계보다 투자자 수요 확인을 우선하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 투자자 접점과 교보그룹 계열 고객 기반을 활용해 실물연계자산과 콘텐츠 지식재산 상품화를 점검하고 있다.

 인터뷰 자리에서 제안서를 든 증권사 임원 / TokenPost.ai

인터뷰 자리에서 제안서를 든 증권사 임원 / TokenPost.ai

교보증권이 2027년 2월 토큰증권(STO) 제도 시행을 앞두고 상품 설계보다 투자자 수요 검증을 앞세우고 있다. 교보그룹 계열 고객과 해외 투자자 접점을 활용해 실물연계자산(RWA)과 콘텐츠 지식재산(IP) 기반 상품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신희진 교보증권 신사업담당 이사는 19일 연합인포맥스 인터뷰에서 "시장 선점을 좌우하는 요소는 딱 하나, 수요가 있느냐 없느냐"라고 말했다. 상품을 먼저 만든 뒤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해외 출장 때 한 장짜리 제안서를 들고 투자자를 만나 수요부터 확인한다는 설명이다.

제안서에는 새 토큰증권 아이템의 개요와 법률 검토 요지가 담긴다. 신 이사는 해외 투자자에게 이를 제시하고 반응을 본 뒤 상품화 여부를 판단한다. 그는 "상품부터 만들어 놓고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투자자를 직접 만나 수요를 확인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신 이사는 수요가 확인되면 기술 개발과 후속 절차는 순차적으로 풀린다고 봤다. 주식·채권발행시장(ECM·DCM), 인수합병(M&A) 자문, 해외 대체투자 업무를 거친 경험이 토큰증권 사업에서도 수요 검증을 먼저 보는 판단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교보증권의 디지털자산 조직은 태스크포스(TF)를 거쳐 2024년 초 '디지털자산비즈'로 출발했고, 올해 초 부서로 격상됐다. 그룹 차원에서는 교보생명이 웹3 전략과 해외 진출 방향을 맡고, 교보증권은 국내 토큰증권과 해외 실물연계자산의 발행·유통을 담당한다. 교보DTS는 커스터디와 트레이딩 시스템 등 기술 인프라와 보안을 맡는다.

토큰증권은 증권을 분산원장 기술로 발행·관리하는 디지털 증권이다. 부동산, 미술품, 콘텐츠 수익권처럼 쪼개 거래하기 어려웠던 자산을 증권 규율 안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유통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다만 제도와 실무 기준이 마련돼야 기관 투자자와 금융회사가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된다.

신 이사가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활용하는 방식은 '패키지 제안'이다. 콘텐츠 지식재산 보유 기업을 만날 때 지식재산 수익의 토큰화만 제시하지 않고 채권 발행, 해외 증자 같은 자금 조달 방안까지 토큰 구조로 묶어 설명한다. 기업에는 자금 조달 선택지를 넓히고, 증권사에는 서로 다른 성향의 투자자를 연결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해외 투자자에게 신뢰를 얻는 방식으로는 교보증권의 자기자본 참여를 제시하고 있다. 신 이사는 "우리 돈 없이 브로커리지만 해서는 잘 믿지 않는다"며 "자기자본을 일부 넣고 '너 나올 때 같이 나가자'는 구조를 짜서 설명한다"고 말했다. 낯선 한국 증권사가 판매 중개자에 머물지 않고 위험을 함께 부담해야 설득력이 생긴다는 취지다.

그룹 내부 고객 기반도 사업 구상의 한 축이다. 신 이사는 "교보문고부터 최근 인수한 SBI저축은행까지 계열사마다 고객이 꽤 많은데 다 쪼개져 있다"며 "흩어진 고객을 모으는 게 그룹의 과제인데, 디지털자산이 그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그룹은 문화와 금융을 표방하는 그룹 특성을 살려 콘텐츠 지식재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연내 설정하는 방안도 기획하고 있다. 신 이사는 교보생명의 대규모 자본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토큰증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았다.

교보증권은 기관 시장을 우선 겨냥한다. 신 이사는 대형 증권사만큼 리테일 기반이 두텁지 않은 만큼, 교보생명이라는 기관 고객과 자산운용사 수요를 중심으로 인프라와 프라임 브로커리지 형태의 사업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방식보다 기관 수요에 맞춘 기반을 만드는 쪽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디지털자산 인프라 경쟁은 거래소를 넘어 금융 IT와 증권 인프라 영역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본지는 앞서 국내 토큰증권 관련 사업은 입법 지연으로 매출 기여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전한 바 있다. 교보증권의 전략도 제도 시행 전 상품을 쌓아두기보다 실제 투자자가 지갑을 열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은 과제는 제도와 실무 표준이다. 신 이사는 토큰증권 관련 법과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이 나오더라도 내부통제 수준, 고객확인(KYC) 구현 방식 같은 세부 기준은 별도로 정리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법은 법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표준이 나와야 신뢰를 바탕으로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경을 넘는 사업에서는 표준 차이가 더 큰 문제가 된다. 신 이사는 더 많은 투자자 확보를 위해 해외 진출이 필요하지만, 나라마다 표준이 달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처럼 국가 간 컨소시엄을 만들어 기술 표준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의 토큰증권 사업 속도는 결국 제도 정비와 투자자 수요 확인에 달려 있다. 신 이사는 2027년 2월 제도 시행을 의미 있는 출발점으로 꼽으며 "제도만 잘 정비되면 한국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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