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분석원(FIU)이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확대를 앞두고 주요 원화 거래소의 법인계좌 원화 현금 현황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상장회사와 전문투자자 등록법인 약 3500개사의 시범 거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연합뉴스는 FIU가 최근 주요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에 법인계좌가 보유한 원화 현금, 자금 반환 기록, 관련 업무 준비 상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요구는 법인 고객이 실제로 원화 계좌를 통해 거래에 참여할 때 자금 흐름과 반환 절차가 관리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성격이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2월 13일 제3차 가상자산위원회 결과에서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밝혔다. 로드맵은 상반기 법집행기관, 비영리법인, 대학교 학교법인, 가상자산 거래소의 현금화 목적 매도 거래를 허용하고, 하반기 상장회사와 전문투자자 등록법인 약 3500개사의 투자·재무 목적 매매 거래를 시범 허용하는 구조다.
핵심은 법인계좌다.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사고팔려면 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이 필요하다. 법인 참여가 확대되면 거래소와 제휴 은행은 거래 목적, 자금 원천, 고객확인, 자금세탁방지 절차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은 거래소 이용자 명의와 은행 계좌 명의를 확인해 원화 입출금 경로를 관리하는 계좌다. 지금까지 원화 마켓 운영은 거래소와 은행의 제휴, 고객확인 의무, 이상거래 감시 체계가 맞물려 작동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같은 로드맵에서 은행의 거래 목적 및 자금 원천 확인 강화, 제3의 가상자산 보관·관리기관 활용 권고, 투자자 공시 확대 등을 담은 매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실명계좌 발급 여부는 은행과 거래소가 세부 심사를 거쳐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FIU의 이번 자료 요구는 이 가이드라인 준비와 맞물린 조치로 풀이된다. 법인계좌에 남아 있는 원화 현금 규모, 과거 반환 요청 처리 과정, 거래소 내부 절차를 점검해야 제도 시행 과정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법인 고객을 받기 전 업무 절차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 개인 고객 중심으로 운영돼 온 원화 입출금, 고객확인, 의심거래 보고 체계가 법인 거래 목적과 자금 원천 확인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은행도 같은 심사 구조 안에 놓인다. 법인 거래가 허용되더라도 실명계좌 발급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은행과 거래소가 거래 목적, 자금 원천, 내부통제 수준을 따져 결정하는 방식이다.
규제 흐름은 이미 자금세탁방지 강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1000만원 이상 해외 가상자산 송금 심사 강화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심사 강화 조치를 병행해 왔다.
법인 참여 확대도 같은 틀 안에서 추진된다. 시장 진입 범위를 넓히되 자금세탁방지와 이용자 보호 장치를 먼저 확인하는 방식이다.
다만 2단계 시범 거래의 공식 시행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 법인의 참여는 시범 허용 결과와 2단계 입법, 외환·세제 정비 이후 중장기 검토 대상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