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위 10%가 보험료·연금계좌·교육비 공제 혜택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지출이 저소득층 지원뿐 아니라 고소득층 세 부담 완화에도 적지 않게 작용한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
재정경제부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올해 처음 작성한 ‘조세지출결산서’를 지난 18일 국회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세지출은 비과세·감면·세액공제처럼 정부가 세금을 덜 걷는 방식으로 정책 목적을 지원하는 제도다.
2025년 국세 감면액은 76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6000억원 늘었다.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통합투자세액공제, 통합고용세액공제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국세 감면율은 15.9%로 집계됐다. 당초 전망치 16.0%보다 0.1%포인트 낮았지만 법정한도 15.5%를 0.4%포인트 웃돌았다.
올해 국세 감면액은 80조5000억원, 국세 감면율은 16.1%로 예상됐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감면율이 법정한도 16.4% 안에 들어갈 것으로 봤다.
이번 결산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소득분위별 귀착 분석이다. 재정경제부는 소득세 분야 등 11개 조세지출을 대상으로 종합소득자와 근로소득자를 통합해 소득분위별 혜택이 어디로 돌아갔는지 처음 분석했다.
분석 결과 소득이 높을수록 세 부담이 커졌고 조세지출 규모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소득 10분위, 즉 상위 10%는 전체 결정세액의 77.6%를 부담했다.
같은 상위 10%가 주요 조세지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34.7%였다. 세금을 많이 내는 계층일수록 공제를 적용받을 과세 기반도 크다는 구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정 공제 항목에서는 쏠림이 더 컸다. 보험료 공제에서 상위 10% 비중은 51.5%였고, 연금계좌 공제는 52.1%, 교육비 공제는 50.4%로 각각 절반을 넘었다.
보험료·연금계좌·교육비 공제는 납부 세액이 있어야 실제 감면 효과가 커지는 항목이다. 소득이 높고 과세 대상이 넓은 계층일수록 같은 제도 안에서도 더 큰 혜택을 받을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근로장려금과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은 7분위 이하에 주로 돌아갔다. 근로장려금은 저소득 근로·사업 가구를 지원하는 제도이고,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은 일정 요건을 갖춘 취업자의 소득세 부담을 낮추는 장치다.
조세지출결산서는 감면 제도가 실제 누구에게 귀착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같은 세제 혜택이라도 항목별로 수혜 계층이 다르게 나타나며, 감면 규모만으로는 분배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세제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논점은 해외 과세 논의에서도 반복돼 왔다. 본지는 앞서 미국 자본이득세 공제 확대 논의에서도 고소득·고자산 가구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재정경제부는 조세지출결산서를 통해 국세 감면 실적과 감면율, 주요 조세지출의 귀착 구조를 국회에 보고했다. 2025년 국세 감면율은 법정한도를 넘었고, 올해는 감면액이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