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상원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행정조치로 암호자산 규제 경계를 먼저 손보고 있다.
미 상원 기록상 클래리티 법안에는 8월 8일 절차 진행 동의가 제출됐다. 상원 일정에 올라온 해당 동의의 숙성 시점은 미 동부시간 9월 15일 오후 2시15분, 한국시간 9월 16일 오전 3시15분이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5월 14일 법안을 15대 9로 통과시켜 본회의로 넘겼다. 8월 21일 기준 법안은 최종 표결을 거치지 않았고 아직 법률이 아니다.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자산의 발행과 거래를 다루는 미국의 시장구조 법안이다. 암호자산 중 어느 영역을 SEC가 보고 어느 영역을 CFTC가 맡을지 법으로 정리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 때문에 법안 지연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라 감독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메울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상원 본회의 절차와 최종 표결이 남아 있다.
SEC는 3월 17일 암호자산에 대한 연방 증권법 적용 해석을 내고 CFTC와 함께 관할 기준을 설명했다. 해당 해석은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도구,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 등 토큰 분류와 에어드롭, 프로토콜 채굴, 스테이킹, 래핑 관련 적용 기준을 담았다.
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의장은 같은 날 연설에서 암호자산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예외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12개월 동안 최대 7500만 달러(약 1047억원)를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예로 들었지만, 이는 최종 규정이 아니라 의장 발언 단계다.
CFTC도 별도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CFTC는 5월 29일 비트코인(BTC) 현물 가격을 참조하는 영구계약 상장을 허용하는 명령과 함께 영구계약 상장 관련 정책성 성명을 냈다.
CFTC는 6월 12일 지정계약시장이 기존 영구형 디지털 상품 선물을 진정한 디지털 상품 영구선물로 전환하는 절차에 대해 비조치 의견을 제공했다. 법률 제정 전이라도 감독기관이 기존 권한 안에서 시장 실무의 경계를 좁혀 가는 흐름이다.
예측시장도 CFTC의 우선 의제에 포함됐다. CFTC는 8월 12일 예측시장 인센티브 프로그램의 자체 인증과 관련한 자문을 냈고, 8월 20일 혁신자문위원회 첫 회의에서 암호자산, 인공지능, 예측시장 규제를 논의하도록 했다.
업계 반응은 갈린다. 암호화폐 지지 진영은 상원 표결을 요구하고 있으며, 스탠드위드크립토(Stand With Crypto)는 상원 은행위원회 통과 직후 “the ball is in your court”라는 메시지를 확산시켰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 수익 지급 금지 문구가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ICBA 등 은행 단체들은 5월 4일 공동성명에서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이탈과 지역 대출 위축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집행 쪽에서는 비수탁 개발자 보호 조항을 문제 삼는다. 해당 조항의 범위가 넓으면 자금 이동 추적과 수사·기소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단순한 미국 입법 일정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SEC·CFTC 관할 구분은 글로벌 거래소의 상장 심사, 스테이블코인 취급, 파생상품 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내 사업자와 투자자도 제도 변화의 파급을 살필 수밖에 없다.
CFTC의 임시틀은 법률을 대체하는 장치라기보다 입법 전까지 기관별 질서를 깔아두는 방식에 가깝다. 실제 규제 실무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법률은 아니어서 소송, 행정부 변화, 의회 입법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상원 절차의 다음 확인 시점은 미 동부시간 9월 15일 오후 2시15분이다. 한국시간으로는 9월 16일 오전 3시15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