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Ripple) CEO가 미국 암호화폐 규칙 정비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SEC·CFTC 공동 해석문과 CFTC 혁신자문위원회 출범이 맞물리며 업계의 규제 명확화 요구가 다시 제도권 논의로 들어온 흐름이다.
유투데이(U.Today)는 갈링하우스가 최근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워싱턴의 암호화폐 접근법이 지난 10년 사이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8월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CFTC 혁신자문위원회 첫 회의 이후 "다른 시대를 위해 쓰인 규칙은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CFTC는 8월 10일 발표에서 혁신자문위원회가 기술, 법, 정책, 금융이 만나는 복잡한 쟁점에 대해 위원회에 자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공식 위원회 명단에는 갈링하우스 외에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코인베이스($COIN) CEO, 헤이든 애덤스(Hayden Adams) 유니스왑 랩스(Uniswap Labs) CEO, 비트고(BitGo), 나스닥(Nasdaq), CME 그룹(CME Group), Cboe 글로벌 마켓(Cboe Global Markets) 인사 등이 포함됐다.
혁신자문위원회는 규제기관이 새 기술과 시장 구조를 검토할 때 외부 전문가 의견을 듣는 통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토큰 성격, 거래소 감독, 수탁, 탈중앙금융, 예측시장처럼 기존 금융 규칙만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쟁점이 반복돼 왔다.
규제 문서도 이미 나왔다. SEC는 3월 17일 CFTC와 함께 특정 암호자산과 관련 거래에 연방 증권법을 어떻게 적용할지 설명하는 해석문을 냈다. 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위원장은 이 문서에서 규제기관은 "명확한 선을 명확한 말로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CFTC도 같은 해석에 맞춰 상품거래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해석문은 디지털 커모디티, 디지털 컬렉터블, 디지털 툴,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시큐리티 등 토큰 분류와 함께 에어드롭, 프로토콜 스테이킹, 래핑 같은 쟁점을 다뤘다.
리플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리플은 2019년 7월 30일 공개서한에서 디지털자산을 성격에 맞게 분류해야 하며, 규제 명확성이 없으면 혁신과 일자리, 세수가 미국 밖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갈링하우스의 이번 발언은 새 요구라기보다 리플이 오래 제기해 온 '명확한 규칙' 주장이 올해 정책 문서와 자문기구 논의로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리플은 최근 기관용 토큰화 인프라 확장과 미국 사업 확대를 함께 추진해 왔다.
정치권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 갈링하우스는 최근 백악관 회동과 암호화폐 보유자 규모를 언급하며 암호화폐 유권자 논의도 부각한 바 있다. 미국 규제 논의가 단순 감독 체계 문제를 넘어 선거, 산업정책, 소비자보호 쟁점과 함께 다뤄지는 이유다.
찬성 쪽에서는 명확한 규칙이 시장 참여자의 비용과 법적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는 엑스에서 클래리티 법안이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에 명확한 규칙을 세울 수 있다는 취지로 지지 입장을 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베터마켓츠(Better Markets)는 8월 20일 분석에서 CFTC 혁신자문위원회 35명 중 16명이 암호화폐와 탈중앙금융 쪽을 대표하고, 5명이 예측시장 관련 인사라며 위원회 구성이 균형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규제기관이 업계 실무를 듣는 장치라는 평가와 감독 대상과 자문기구가 지나치게 가까워졌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예측시장과 탈중앙금융은 시장 혁신과 소비자보호, 이해상충 문제가 함께 걸려 있어 규제 설계의 난도가 높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미국 규제 논의는 간접 변수가 된다. 미국의 토큰 분류와 거래소 감독 기준은 글로벌 거래소 상장, 기관 수탁,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한국 시장에서도 관련 기업과 토큰의 규제 리스크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다만 클래리티 법안은 확정 단계가 아니다. 로이터(Reuters)는 미국 상원이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 본회의 표결을 마치지 못했고, 9월 15일 절차 표결이 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표결에는 60표가 필요하다.
갈링하우스의 발언은 미국 암호화폐 규칙의 윤곽이 전보다 선명해졌다는 업계의 기대를 보여준다. 법안 통과와 세부 집행 방식은 9월 15일 상원 절차 표결 이후 다시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