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펀드 운용자의 성과보수와 보너스에 5% 세율을 적용하고 아테네를 유럽의 새로운 헤지펀드 거점으로 육성하려 한다.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는 아테네에 운영 거점을 마련하고 있으며, 크리스 로코스(Chris Rokos) 헤지펀드 매니저도 영국을 떠나 그리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아테네의 헤지펀드 유치 움직임을 전했다.
그리스는 최근 공공재정을 정비하고 투자등급을 회복했다. 경제성장률도 유럽 주요국보다 높았고, 정부 차입금리는 일부 대형 유럽 국가보다 낮아졌다.
세제 혜택은 유치 전략의 핵심이다. 그리스는 2019년부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고액자산가에게 외국소득을 대상으로 연 10만유로 정액세를 적용하고 있다.
그리스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고 그리스 세무상 거주자가 된 펀드 운용자의 성과보수와 보너스에 5% 세율을 적용한다.
그리스 정부가 노리는 것은 세금만 내는 부유층의 유입이 아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그리스계 금융 인력의 귀국을 유도하는 것도 목표다.
그리스 정부는 운용사와 금융 관련 서비스 기업의 아테네 정착을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영국의 세금 부담이 커지고 중동 금융 중심지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아테네는 런던·밀라노·두바이·아부다비와 경쟁하게 됐다.
바실리스 카라차스(Vasilis Karatzas) 그리스 재무장관 자문역은 “그리스는 재정적으로 건전하고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며 “그 결과 세제 예측 가능성과 거시경제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가 단기간에 부의 중심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착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테네가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고소득 국제 금융 인력을 수용할 고급 주택과 사립학교, 가족 단위 이주를 뒷받침할 생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와 로코스의 진출만으로 런던을 대체하는 금융 중심지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대형 운용사가 아테네에서 운영을 시작하면 후속 운용사와 금융 인력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 그리스의 구상이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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