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 동부와 남부를 강타한 대규모 겨울 폭풍이 전력망에 극심한 부담을 줬다. 난방기, 히트펌프, 조명 등 가정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공급마저 위축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 것이다. 경제학 용어로 말하면 공급 곡선은 좌측으로, 수요 곡선은 우측으로 동시에 이동한 셈이다.
그런데 이 위기의 한복판에서 '조용한 영웅'이 작동하고 있었다. 바로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이다.
전력은 저장이 아니라 '흐름'이다
많은 사람들은 전기를 자동차 연료통의 휘발유처럼 안정적으로 저장돼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자원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기는 끊임없이 흐르는 자원이며,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다른 곳에서 전력이 재배분되거나 발전기가 추가 가동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흥미로운 사례로, 아이슬란드는 국가 전체 발전량의 약 80%를 알루미늄 제련에 사용한다. 수력과 지열로 생산한 전기의 잉여분을 알루미늄 제련소가 흡수하고, 전력 수요가 높아지면 제련 속도를 줄여 그리드에 전력을 되돌려주는 '완충재'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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