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화 발행을 위한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 내달 1일부터 2년 동안 디지털 유로 '준비 단계'에 돌입해 규정 확립, 민간 부문 협력사 선정, 실험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보장하는 디지털 유로는 20개 회원국에서 안전하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디지털 화폐다.
유럽연합 이사회는 2년 간의 준비 단계를 마치고 디지털 유로의 발행과 도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다음 단계의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유럽연합이 주요 7개국 중 CBDC 움직임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요아킴 나겔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이 최근 독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5년 안에 유럽에서 디지털 유로 결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는 디지털 유로 작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
'디지털 유로가 어떤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기존 계좌와 비교해 큰 개선점이 없다', '위기 상황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을 촉발할 위험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인 금융에 대한 감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은행 및 규제의 기능과 역할의 훼손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앙은행은 이 같은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역할 및 예금 축소 문제에 대해서는 시중은행과 디지털 지갑 제공자의 디지털 유로 유통 참여, 3000유로의 개인 보유 한도 설정 등을 제시했다. 프라이버시 보장과 접근성을 위해 현금처럼 개인 거래 정보 저장 없는 오프라인 소액 결제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로 지역 거주자 및 해외 거주 자국민에게만 디지털 유로를 제공해, 현지 법정화폐 가치가 급락한 시장에서의 대량 유로 채택을 방지하겠다고도 밝혔다.
유럽중앙은행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미 전자 결제 비중이 상당히 커진 상황에서 미국 신용카드 기업들이 점한 결제 시장에서 디지털 유로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유럽 내 전자 결제 규모는 2017년 184조2000억 유로(201조7000억달러)에서 2021년 240조 유로까지 증가했다.
한편, 국제결제은행(BIS)는 조사 결과 전 세계 인구 5분의 1을 담당하는 중앙은행들이 향후 3년 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 동카리브, 나이지리아 등이 CBDC 정식 출시했으며 중국, 스웨덴은 관련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영국, 캐나다는 더 조심스럽게 CBDC에 접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