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소비자용 건강관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오픈AI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헬스케어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현지시간 11월 10일, 오픈AI가 개인 건강 정보 통합과 분석 기능을 갖춘 디지털 도구 개발을 추진 중이며, 기존 헬스케어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개인 맞춤형 건강 비서나 의료 데이터 분석 플랫폼 같은 형태로 서비스가 구체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실험 차원을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방안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움직임으로 읽힌다.
오픈AI의 이 같은 행보는 이미 내부 인사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회사는 지난 6월 건강관리 스타트업 ‘독시미티(Doximity)’의 공동 창업자인 네이트 그로스를 영입한 데 이어, 8월에는 메타(전 인스타그램) 부사장이었던 애슐리 알렉산더를 데려와 건강 관련 제품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특히 그로스는 최근 열린 디지털 헬스 산업 박람회에서 챗GPT 사용자 중 상당수가 건강, 의료 관련 질문을 주고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오픈AI가 헬스케어 산업에 본격 진입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의료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되기 때문에, 법적·윤리적 규제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기존에도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의료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규제 장벽에 부딪혀 사업 축소나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특히 구글의 건강 자회사 베릴리는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무단 활용한 의혹으로 전직 임원에게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정부 규제가 다소 완화되고 있는 데다,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직접 추적하고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오픈AI가 의료 스타트업이나 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역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과 헬스케어 기술이 결합되는 범용 플랫폼의 등장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챗GPT 이용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오픈AI가 신약 개발이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에까지 손을 뻗는다면 의료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기술 확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뒷받침할 투명한 데이터 활용 정책과 신뢰 확보라는 과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