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인공지능 인프라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 퍼머스 테크놀로지(Firmus Technologies)가 최근 3억 2,700만 달러(약 4,710억 원)의 자금을 추가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엔비디아(NVDA)와 시드니 소재의 엘러스턴 캐피털이 참여했으며, 이로써 퍼머스의 기업 가치는 39억 달러(약 5조 6,000억 원)로 상승했다.
퍼머스는 이번 자금과 앞서 3개월 전 유치한 2억 1,500만 달러(약 3,090억 원)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사우스게이트(Project Southgate)’라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본격화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28년까지 호주 전역에 걸쳐 총 1.8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조성할 방침이다.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은 태즈메이니아 북부 도시 론서스턴에 위치한 플래그십 데이터센터다. 총 사업비 13억 7,000만 달러(약 1조 9,700억 원)가 투입되는 이 시설은 지역 기후 특성을 고려해 78.8℉(약 26℃) 이하일 때는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냉각 기술을 적용한다. 또 강우수집 및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환경 영향도 최소화한다. 퍼머스는 해당 센터가 일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대비 불과 1% 미만의 물만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 안정성 측면에서도 퍼머스는 독자 기술력을 드러냈다. 론서스턴 캠퍼스에는 이튼(Eaton)이 제공한 대규모 배터리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백업을 넘어 주파수 제어 부가 서비스도 함께 수행한다.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순간 배터리가 전력을 공급하면서 전력망의 주파수를 안정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퍼머스는 자체 개발한 ‘시너트(Synert)’ 시스템과 시설 관리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AI 팩토리OS’를 연동해 최적화를 꾀하고 있다.
기술 인프라의 핵심에는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반도체가 포진해 있다. 퍼머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엔비디아의 최상급 GPU인 GB300을 3만 6,000개 도입할 예정이며, 이는 블랙웰 울트라 GPU 두 기와 72코어 CPU가 결합된 연산 모듈이다. 데이터 간 연결에는 PCIe 대비 25배 효율적인 엔비디아의 NVLink-C2C 기술이 사용된다.
퍼머스는 론서스턴 데이터센터 이후 멜버른, 캔버라, 시드니, 퍼스로 프로젝트를 확대할 방침이다. 구축된 인프라는 호주 내 기관뿐 아니라 해외 고객에게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퍼머스는 지난 6월 엔비디아의 ‘DGX 클라우드 레프톤(DGX Cloud Lepton)’ 프로그램에 가입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자 네트워크를 통해 AI 인프라를 임대형태로 제공 중이다.
퍼머스의 행보는 AI 하드웨어 수요가 폭증하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역량 확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호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AI 인프라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