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ADBE)가 자사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 '파이어플라이(Firefly)'에 영상 제작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 생성 중심에서 연출 중심으로 중심축을 이동하며, 전문 영상 제작자와 일반 사용자 모두에게 창작 과정의 자유도와 정밀도를 끌어올리는 기능이 제공된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영상 제작 도중 개별 장면을 별도로 편집할 수 있는 '프롬프트 기반 편집(prompt-to-edit)' 도구 도입이다. 사용자는 예를 들어 "좌측 인물을 제거하라"거나 "화면 중심을 확대하라"는 식의 명령어를 입력해, 장면 전체를 재생성하지 않고도 일부 요소만 정밀 수정할 수 있다. 어도비는 이 기능이 영상 속 불필요한 오브젝트나 장면의 부조화를 제거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룬웨이AI(Runway AI)의 '알레프(Aleph)' 영상 모델을 기반으로 구현됐으며, 사용자는 원하는 비주얼 표현을 연출하듯 조율할 수 있다.

촬영 기법 구현의 정밀도도 높아졌다. '카메라 무빙 참조 워크플로우(camera motion reference workflow)' 기능은 사용자가 원하는 카메라 동선을 담은 클립을 업로드하면, 파이어플라이가 장면 구성과 카메라 움직임을 함께 생성하는 방식이다. 시퀀스를 반복하면서 카메라 움직임을 조정해야 하는 수고를 줄여, 제작 시간 단축에 기여할 전망이다.

영상 화질 향상을 위한 업스케일링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파이어플라이 보드(Firefly Boards) 내 신규 도구인 '토파즈 아스트라(Topaz Astra)'는 저해상도 클립을 1080p 혹은 4K 수준으로 변환해주며, 과거 영상 복원에도 활용 가능하다. 어도비는 콘텐츠 유통을 염두에 둔 창작자에게 이 기능이 확대된 표현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파이어플라이 보드에서는 이미지 생성에 특화된 새 모델 'FLUX.2'도 도입된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Black Forest Labs)가 개발한 이 모델은 사진 수준의 디테일 및 고급 텍스트 렌더링 기능을 갖춰 사실감 높은 이미지 제작을 지원하며, 최대 4개의 참조 이미지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웹에서 직접 편집 가능한 브라우저 기반 영상 에디터도 공개됐다. 이번에 베타 출시된 파이어플라이 영상 에디터는 전체 영상 생성과 편집, 음악 및 시각 요소 추가를 하나의 가벼운 멀티트랙 환경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기기만 있다면 언제든지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어도비는 내년 1월 15일까지 파이어플라이 사용자에게 영상 및 이미지 생성 기능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한시적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이는 Firefly Pro, Premium, 7,000크레딧 플랜, 50,000크레딧 플랜 사용자 모두에게 적용되며, 대표 모델 외에도 구글(GOOGL)의 '나노 바나나(Nano Banana)', 오픈AI(OpenAI)의 'GPT-Image', FLUX.2 등 다양한 서드파티 모델도 포함된다.

이번 파이어플라이 업데이트는 영상 제작에서 생성형 AI의 역할을 단순 이미지 생성에서 탈피시켜, 창작자가 감독하는 형태에 좀 더 가깝게 발전시킨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AI가 제작하는 영상의 정밀도를 높이는 기술 진화는, 향후 콘텐츠 산업의 창작법에 또 다른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