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달러(USDG)’가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발행사 팍소스(Paxos)는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규제(MiCA)에 따라 발행 절차를 마쳤으며, 핀란드 금융감독청 및 싱가포르 중앙은행의 감독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시간 9일 발표에 따르면, USDG는 현재 크라켄(Kraken), 게이트(Gate)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유럽 이용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 외에도 코인메트로(Coinmetro), 스위스보그(SwissBorg), 조디아 커스터디(Zodia Custody), 오르비탈(Orbital) 등 다수의 플랫폼이 USDG 유통을 지원한다.
팍소스는 핀란드에 설립한 현지 법인 ‘Paxos Issuance Europe OY’를 통해 USDG를 발행하고 있다. 이 스테이블코인은 MiCA의 유럽 규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설계됐으며, 일부 현금 준비금은 유럽 금융기관에 예치돼 있다. 팍소스는 1:1 달러 상환을 보장하며, MiCA 규정에 따른 엄격한 준비금 관리 및 감사 요건도 충족한다고 강조했다.
크라켄 소비자 부문 총괄 마크 그린버그(Mark Greenberg)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는 가운데, USDG는 사용성과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팍소스는 이번 출시와 함께 ‘글로벌 달러 네트워크(Global Dollar Network, GDN)’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GDN은 팍소스를 주축으로 크라켄, 로빈후드(Robinhood),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 월드페이(Worldpay) 등 20개 이상의 금융·핀테크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최근 마스터카드(Mastercard)도 GDN 참여를 공식화하며 USDG 지원을 약속해, 전통 금융권의 관심도 확인됐다.
GDN은 2024년 말 로빈후드와 크라켄,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팍소스의 공동 주도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유럽 확장은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서 USDG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팍소스 전략총괄 월터 헤서트(Walter Hessert)는 “스테이블코인을 향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시장 성장세를 직접 언급했다. 실제 시장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2390억 달러(약 332조 7,100억 원)에 달했으며, 최근에는 2538억 5,000만 달러(약 353조 8,150억 원)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인베이스(Coinbas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이후 포춘 500대 기업과 중소기업(SMB) 내 스테이블코인 활용에 대한 관심은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자금 관리와 결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USDG의 유럽 확장은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확산을 넘어, GDN이 추구하는 글로벌 금융 혁신 구조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이 융합되는 흐름 속에서 USDG와 같은 규제 친화형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